[증권]“기사는 투자 참고사항일 뿐”…알사람 다알때쯤 공개

  • 입력 2002년 4월 15일 17시 55분


“신문에 △△기업의 실적이 좋아졌다는 기사를 보고 주식을 샀는데 주가가 계속 하락했다. 앞으로는 실적을 보고 투자하라는 말을 절대 믿지 않겠다.”

개인투자자들에게서 자주 들을 수 있는 항변이다. 실제 주가의 근본은 기업의 실적이고 실적 위주의 투자가 진정한 정석(定石)투자라고 말하는 전문가가 많다. 그런데 막상 발표되는 실적을 보고 투자에 나서면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기업들은 이번 주부터 1·4분기 실적 발표에 나선다. 어떻게 하면 이 실적을 투자에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발표되면 늦다〓주가는 과거 사실의 반영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기대감의 산물’이다. 이미 언론에 과거 실적 확정치가 보도되면 그 실적은 주가에 다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

실제 기업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는 과정을 살펴보자. 규정상 각 기업은 1·4분기 실적을 5월15일 이전까지 발표해야 한다. 대부분 중소기업들은 다음달 13, 14, 15일에 일제히 실적을 공시한다.

그러나 그 전부터 기관투자가 등은 관심 기업의 실적을 미리 짐작한다. 이미 3월이면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관심 기업의 실적 추정에 들어가고 또 각 기업도 내부 결산을 시작한다.

분기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는 등 중요한 정보는 이 때부터 외부로 조금씩 빠져나간다. 수치의 오차는 있을 수 있지만 4월초 정도면 정보로서 가치가 있는 것은 이미 알 만한 사람에게 다 전달된다. 개인투자자가 5월16일 오전 조간신문에 큰 표로 실린 기업 실적을 투자에 참고하면 때는 이미 늦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노력이 필요하다. 개인투자자는 정보력 면에서 기관투자가에 비해 훨씬 불리하다.

수십∼수백억원을 다루는 펀드매니저와 일반 개미투자자를 똑같이 고객으로 대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많지 않기 때문.

최재혁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이사는 “관심 종목을 5종목 내외로 압축하고 평소부터 계속 그 기업의 공시와 뉴스를 추적해야 한다. 이 정도 노력을 못할 형편이라면 간접투자를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담당 애널리스트에게 전화를 걸어 실적 추정치를 묻는 것도 좋은 방법. 순이익은 아니어도 매출 규모 정도는 담당 애널리스트에게 대충 알려주는 기업이 적지 않다. 매출만 알면 전문가들은 과거 추이를 감안해 이익 규모도 추정해 낼 수 있다. 이런 정보는 ‘묻지 않으면 알려주지 않는’ 정보이므로 부지런히 묻고 다녀야 한다.

또 실적과 함께 주가도 살펴야 한다. 최현재 동양종합금융 애널리스트는 “실적을 예상했더라도 그것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면 정보로서 가치가 없으므로 관심 종목의 주가 움직임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실적투자 이렇게

△관심 종목 수를 압축하고 평소 해당 종목의 실적 관련 공시를 수시로 확인한다.

△업황에 대한 관심을 가진다. 업황을 알면 개별 기업 실적도 짐작이 가능하다.

△관심 종목의 과거 실적 변화 추세를 기억한다. 실적이 계속 좋아지는 기업을 주목한다.

△한 해의 실적뿐만 아니라 분기별 실적 추이도 점검해 실적이 좋아지는지를 확인한다.

△실적이 계절의 영향을 받는 기업인지 등 변수를 확인한다.

△담당 애널리스트에게 관심 종목의 실적 예상을 전화로 물어본다.

△증권사의 ‘분기별 기업 실적 추정 자료’를 활용한다. 이 중에는 아직 좋아진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적 호전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은 아닌지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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