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증시가 폭락해 손해를 볼 때마다 ‘역시 증권사는 고객의 돈을 관리해야 한다’고 뉘우치던 회사들이 주가가 오르자 또 과거를 잊어버렸다”며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얼마나 늘었나〓대신경제연구소가 11일 국내 증권사 16개의 지난해 9월 및 올 2월 대차대조표를 분석한 결과 ‘상품유가증권’ 계정에 있는 주식은 총 3818억원어치에서 8712억원 어치로 배 이상 늘었다.
3월말 현재 순수 상품주식 운용규모는 동원증권 2400억원, 삼성증권 900억원, 신영증권 594억원, 신흥증권 400억원(4월말 예상치), 미래에셋증권 200억원 등으로 지난해보다 늘었다.
▽새로운 운영방식〓삼성증권은 시가 총액이 큰 우량주 중심으로 매입하고 산 만큼 코스피200 선물을 팔아 헤지한다. 혹시 주가가 내려도 손해를 보지 않는 대신 종합주가지수보다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는 좋은 종목만을 골라 이익을 남긴다는 전략.
한 회사는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펀드매니저들에게 운용을 맡기되 목표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에 대해서는 수익률에 인센티브를 주는 ‘헤지펀드’ 방식을 채택했다.
▽걱정과 반론〓증권사가 자기 돈으로 주식투자를 해서 돈을 벌면 회사의 재무구조가 좋아진다. 동원증권은 2001회계연도의 상품주식 평가이익이 2000억원이나 됐다.
그러나 과거 증시가 폭락하면 대부분의 증권사가 큰 손실을 봤고 일부 담당 임원들이 사표를 썼다. 1997년 부도난 동서증권과 고려증권은 상품운용손실이 수천억원이었다.
최근의 현상에 대해 D증권 스트래티지스트 S씨는 “증권사들이 고객이 돈 버는 것을 보고 배가 아파졌다”고 말했다. S증권 Y씨는 “당구장 주인이 손님과 함께 당구를 치면 가게가 잘 되겠느냐”며 혹평했다. 실제로 현대증권 등은 상품주식 운용규모를 크게 늘리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S증권 A씨는 “선물이나 옵션 같은 헤지 수단이 많아졌고 위험에 대한 인식도 달라져 과거 같은 비극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신석호기자 kyle@donga.com
증권사 상품주식 보유현황 (단위:억원) | ||
회사 | 2001.9 | 2002.2 |
대신 | 588.69 | 669.96 |
대우 | 206.05 | 425.63 |
현대 | 367.02 | 613.17 |
LG | 129.91 | 763.35 |
삼성 | 245.08 | 1249.55 |
동원 | 1590.38 | 2642.79 |
굿모닝 | 6.31 | 196.78 |
한화 | 234.34 | 340.67 |
신영 | 259.80 | 763.35 |
동부 | 15.17 | 30.53 |
신한 | 54.23 | 414.84 |
하나 | 3.12 | 115.49 |
한빛 | 74.24 | 234.86 |
부국 | 1.66 | 80.78 |
유화 | 22.67 | 150.83 |
합계 | 3818.69 | 8712.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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