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계열사 신용 천차만별…"모기업은 AAA 자회사는 BBB"

  • 입력 2002년 3월 8일 18시 19분


회사의 신용평가 등급체계에서 ‘대기업 프리미엄’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대기업 그룹의 계열사 사이에 신용등급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것. 외환위기 전에는 10대 대기업그룹의 계열사는 사실상 모든 계열사가 A등급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경우 계열사별로 신용등급이 4단계 이상 차가 난다. 계열사 중 삼성전자가 AAA로 최고 등급인 반면 제일모직은 BBB+등급.

LG그룹도 LG카드와 LG칼텍스정유가 AA등급이지만 LG상사는 A-, LG산전과 데이콤은 BBB등급을 받았다.

SK의 경우 SK텔레콤은 AA+인 반면 SK가스와 SK엔론은 A+, SK건설은 BBB등급이다. 그룹 내에서 계열사끼리도 3등급 이상 차가 난 것.

한진그룹의 한진해운이 A-등급이며 한진중공업이 BBB+, 대한항공이 BBB등급을 받았다. 특히 한진은 대기업 계열사 중 대체로 그룹의 지주회사가 가장 높은 등급을 받은 관례를 깨고 대한항공이 가장 낮은 등급을 받았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현대차가 A+로 가장 높은 등급을, 로템(옛 한국철도차량)이 BBB로 가장 낮은 등급을 받았다.

현대는 현대중공업이 A-, 현대미포조선은 BBB+, 현대상선은 BBB-를 받았다.

한국신용평가 김선대 상무는 “외환위기 이후 대우그룹 등의 부도로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신화가 깨졌고 계열사끼리의 상호지급보증이 대부분 해소됨에 따라 신용평가 회사들도 그룹의 브랜드보다는 개별회사의 경영실적에 따라 신용등급을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또 “특히 앞으로는 대기업 그룹이 다른 계열사를 동원, 자금사정이 나쁘고 전망도 없는 회사를 살려내는 관행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기업 프리미엄을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 평가기준팀 박영근 팀장은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평가 중 중요한 변화는 ‘등급 상한제’를 두고 개별 회사의 경영상태가 좋더라도 상호출자로 연결된 다른 계열사의 경영사정이 좋지 않을 경우 등급을 깎는 것”이라며 “이런 경우는 프리미엄보다는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대기업 그룹 계열사의 긴용등급 분화
97년1월1일2002년2월26일
삼성삼성전자 삼성전기AAA삼성전자AAA
삼성중공업 AA+삼성전기AA-
제일모직BBB+
LGLG전자AAALG카드,LG칼텍스정유AA
LG산전AA+LG상사A-
LG산전, 데이콤BBB
SKSK텔레콤,SKAAASK텔레콤AA+
SK가스AASK가스, SK엔론A+
SK건설A-SK건설BBB
한진 한진해운A-
한진중공업BBB+
대한항공BBB

※회사채 등급은 AAA,AA,A,BBB,BB,B,CCC,CC,C,D등급 등 10단계로 나뉨.

AA부터 B등급까지는 +,-부호를 추가, 동일 등급내에서 우열을 나타냄.

자료: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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