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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28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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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대기업은 또 인건비 총액을 올해보다 줄이거나 종전 수준으로 유지하되 연봉제 적용 대상을 크게 늘려 유능한 인재들에게 좀 더 많은 보상을 해준다는 방침을 정했다.
▽‘제로 베이스’ 경비 편성〓내년 설비투자를 대폭 축소하는 추세와 맞물려 일반 경비의 지출 규모를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인 97년 말 경비절감 차원에서 시행됐던 제로베이스 예산 편성이 4년 만에 다시 부활된 것.
삼성은 교통비 통신비 광고선전비 등 소모성 경비를 철저히 백지 수준에서 편성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LG전자도 인건비 관리비 광고선전비 등 각종 비용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20%가량 줄이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초긴축 경영의 일환으로 당장 꼭 필요하지 않은 비용은 원천적으로 봉쇄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미래의 성장잠재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는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SK도 주요 계열사에 대해 불필요한 비용지출을 줄이는 차원에서 제로베이스에서 예산을 새로 짜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매출에 도움이 되는 상품광고는 꾸준히 내보낼내되 기업이미지 광고는 가급적 줄일 계획.
항공승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은 연월차 수당을 줄이기 위해 매주 부서별로 휴가 잔여 일수를 체크하면서 사원들이 연월차 휴가를 연내에 다 쓰도록 독려하고 있다.
삼성과 LG 계열사들은 또 토요 휴무제 등을 실시해 연월차 수당을 한푼이라도 줄이려 애쓰고 있다.
▽연봉제 대상 확대〓삼성은 현재 과장급 이상부터 시행중인 연봉제 적용 대상을 내년부터 대리와 주임 등 하급 직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전자 등 일부 계열사가 대리 이하 직원에게도 연봉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성과보상 원칙을 확산시키기 위해 이 제도를 전 계열사로 확대한다는 것.
삼성 구조조정본부는 최근 각 계열사로 내려보낸 내년 투자지침에서 이같이 지시하고 인건비는 총액 기준으로 올해 수준에서 동결하라고 통보했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경기여건이 워낙 불투명해 내년 인건비 지출액이 제한되지만 성과를 많이 올린 사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차원에서 연봉제 대상을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LG전자 등 일부 LG 계열사도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시행중인 연봉제를 내년부터 사원급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원재·하임숙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