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소득증가율 2년만에 최저

  • 입력 2001년 8월 29일 16시 48분


경기가 어렵고 물가는 뜀박질하면서 도시근로자 가구의 실질소득 증가율이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01년 2·4분기 도시근로자 가구의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2·4분기중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195만5700원으로 지난해 2·4분기보다 0.8%(1만7000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증가율은 99년 2·4분기 -0.2%를 보인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2·4분기중 소비자물가지수는 126.6으로 물가가 95년보다 26.6% 올랐다.

실질소득이 이처럼 ‘게걸음’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부동산 경기가 활발해지면서 집값이 올라 주거비 부담이 커진데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과 의료보험 등 각종 사회보험 부담도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 기간중 월세지출은 전년 동기보다 22.4%나 늘었고 수도료(15.5%) 통신비(28.0%) 공공교통비(13.1%) 교육교재비(10.6%) 이미용품(12.9%) 등에서 가계부담이 는 것으로 나타났다.의료보험 부담이 급증하면서 비소비지출인 사회보험료 지출은 18.0%나 늘었고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도 11.6% 증가해 가계의 부담이 커졌다. 또 세금도 2·4분기중 10만3000원으로 4.8% 증가했다.

한편 2·4분기중 물가상승을 감안하지 않은 도시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47만6000원으로 지난해 2·4분기보다 6.2%(14만5000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197만4000원이었고 이 중 세금이나 연금 보험 등을 제외한 소비지출은 166만8000원으로 지난해 2·4분기보다 8.2%나 늘어났다. 가계에서 벌어들이는 소득은 제자리걸음인데도 물가상승의 영향으로 가계소비는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가처분소득(쓸 수 있는 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76.9%로 1년전보다 1.0%포인트 늘었다.

선주대(宣柱大)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지난해 말 이후 주춤하던 소비지출 증가율이 2·4분기엔 소득증가율보다 2.0%포인트 웃돈 8.2%나 됐다”고 밝혔다.

이 기간에 상위계층 20%의 소득을 하위계층 20%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배율은 5.04로 1·4분기 5.76보다 낮아져 계층간 소득격차는 다소 완화됐다.

근로자 가구가 받는 명목소득에다 95년을 기준으로 한 소비자물가지수(100)를 감안한 것. 이 기간의 물가를 반영해 가구가 실제 벌어들이는 금액이다.

<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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