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하반기 고공비행'…상반기 2조 이익 선전

  • 입력 2001년 8월 27일 18시 41분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잇단 악재로 고심했던 LG 구본무(具本茂) 회장의 표정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밝아졌다. 올 상반기에 화학 3개사의 분할을 성공적으로 마친 데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주력 계열사들의 이익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늘어났기 때문.

더욱이 LG텔레콤이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의 동기식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전자 화학 통신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하는 장기 구상도 탄력을 받게 됐다.

LG는 상반기 실적호조의 여세를 몰아 △LG전자의 지주회사 전환토대 구축△통신부문 경쟁력 강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통한 기술경쟁력 확보를 하반기 3대 핵심과제로 정했다.

LG그룹 주요 계열사의 경영실적 추이
2000년 상반기2001년 상반기
LG전자매출 6조8942억원

경상이익 6235억원

매출 8조6995억원 (26.2%)

경상이익 1조5073억원 (141.7%)

LG텔레콤매출 8965억원

1667억원 적자

매출 1조386억원 (15.9%)

경상이익 989억원 (흑자전환)

LG전선매출 9646억원

경상이익 898억원

매출 1조255억원 (6.3%)

경상이익 1216억원 (35.4%)

LG건설매출 1조1800억원

경상이익 870억원

매출 1조5501억원 (31%)

경상이익 1058억원 (21.6%)

LG홈쇼핑매출 2500억원

경상이익 182억원

매출 4500억원 (80%)

경상이익 220억원 (22%)

※괄호안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자료:LG)

▽상반기에 선전한 LG〓27일 LG에 따르면 11개 상장 계열사가 상반기에 올린 경상이익은 1조9484억원, 순이익은 1조421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59%와 74% 증가했다. 이는 국내 전체 상장사가 거둔 이익의 20%를 넘는 수준. 평균 부채비율은 작년 말 188.9%에서 169.9%로 낮아졌다.

LG CI와 화학, 생활건강 등 3개사로 분할된 화학의 경우 매출액과 경상이익, 시가총액이 분할 전보다 13∼27%가량 늘었다. 사업구조의 재편성으로 각사가 핵심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도 갖췄다.

▽하반기 변신 주목〓가장 주목되는 현안은 LG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LG는 지주회사로 바꾸는 데 필요한 밑그림을 올해 안에 완성할 방침이다. 변수가 많아 방향을 가늠하기는 이르지만 현재 디지털가전과 백색가전, 네트워크 등 5개로 나눠져 있는 사업본부를 업종 특성과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해 재편성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설비투자는 꼭 필요한 분야를 빼고는 자제하되 R&D 투자는 플라스마 디스플레이패널(PDP) TV와 바이오, 통신시스템 등을 중심으로 작년보다 2000억원 많은 1조7000억원을 쓸 계획. 구 회장은 최근 계열사 사장들에게 “요즘처럼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려울 때 유일한 돌파구는 기술에 승부를 걸어 1등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미래를 위한 R&D 투자를 아끼지 말라”고 주문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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