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올 성장 5.1→4.3%"… 경제 하반기 회복 힘들듯

  • 입력 2001년 4월 19일 18시 34분


한국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쉽사리 걷히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및 일본 경제가 나빠지면 하반기엔 우리 경제가 더욱 악화될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9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은 기상도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이 작년 12월하순 전망한 5.1%보다 0.8%포인트 낮은 4.3%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미국경기가 나빠지면 한국 성장률이 3%대까지 급락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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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는 “세계경제 둔화 등으로 올해 우리 경제는 수출증가율이 낮아지고 침체된 내수도 본격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거시경제 지표 전망치를 수정했다.

보고서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말 예상한 3.4%보다 0.8%포인트 높은 4.2%에 이르고 연평균 실업률도 정부의 전망치(3%대)보다 높은 4%대 초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성장둔화 및 원화환율 상승에 따른 실질구매력 감소로 3%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공장가동률 하락과 금융시장 불안, 자본재 수입가격 상승으로 설비투자가 4.0%나 줄어드는 등 총(總)고정투자는 0.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21.6%였던 총수출증가율(물량기준)은 올해 6.6%로 낮아지고 수입증가율도 20.0%에서 4.4%로 감소해 전반적으로 ‘교역 축소’가 뚜렷해질 전망. 다만 수입이 수출보다 더 움츠러들어 경상수지 흑자액은 작년보다 24억달러 많은 134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KDI 보고서는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빨리 회복하려면 현대계열사, 대우를 비롯한 부실대기업 등의 불안요인을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런 불안요인이 없어지지 않으면 대통령선거 등 주요 정치일정이 집중돼 있는 내년에는 ‘비경제적 요인’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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