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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4월 15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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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보험료가 갈수록 오를 전망이다.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데다 보험료율이 자율화돼 회사마다 보험료를 달리 적용하는 탓이다.
보험료가 얼마나 인상됐는지는 집계되지 않고 있다. 각 보험사가 가입조건에 따라 보험료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공표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동차 보험가입자들은 “정부의 설명과 달리 손해보험회사들이 미리 알리지도 않고 보험료를 올렸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다인승차량, 얼마나 올랐나〓삼성화재는 다인승차량(7∼10인승)의 보험료를 5.9% 올렸다. 자동차보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사고로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 적정 손해율인 72%보다 높은 76.3%라는 게 인상 이유다.
동부와 동양의 경우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1∼2월 다인승차량의 신규보험 가입을 보면 건당 보험료가 각각 10.8%, 11.6% 올랐다.
일부에선 연령대에 따라 지나치게 보험료 차이가 큰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연령대에 따라 사고율의 차이가 심해 이를 반영한 보험료 차이가 최고 30%”라고 말했다.
보험사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18∼29세의 경우 보험료가 약 25% 비싸고 △30∼47세는 약 5% 저렴하며 △48∼60세는 약 4% 비싸다는 것. 결국 20대 가입자는 동일한 조건에서 아무리 우량한 계약자라도 30대보다 보험료를 약 30% 더 내야 하는 셈이다.
▽앞으로도 줄줄이 인상〓이달부터 자유화된 영업용차량에 대해서도 사고율이 높다는 이유로 보험료를 평균 10% 정도 인상했다. 영업용 차량의 사고율도 12.5%(98년)→16.75%(99년)→19.75%(2000년)로 올랐기 때문.
이 같은 이유라면 올 8월부터 자율화될 예정인 개인 승용차의 보험료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사고율이 8.1%(99년)에서 8.6%(2000년)로 높아진 탓이다.
이전보다 회사별로 보험료 차이가 커지는 만큼 조금이라도 보험료를 적게 내려면 각 보험사의 조건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일반 운전자들이 일일이 따지기 어렵지만 야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 들어가 보험료를 비교해주는 사이트를 이용하면 회사별로 어느 곳이 더 저렴한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의 선택권이 좁다는 점이다. 일부 대형 보험사들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상위 4개사의 시장점유율이 보험상품에 따라 72.2∼86.0%에 이를 정도. 보험료를 올려도 계약자가 보험사를 쉽게 바꾸지 않는다.
보험 전문가들은 “우량 보험사가 아무 계약이나 받은 뒤 사고율이 높아지면 고객의 보험료를 올릴 경우 선량한 고객만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