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념 재경부 장관, 전경련 강력비판

입력 2001-01-17 18:42수정 2009-09-2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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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념(陳稔·사진)재정경제부장관은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대기업 집단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팀 수장(首長)’인 진장관이 이례적으로 공개석상에서 전경련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변화를 촉구함에 따라 정부와 재계 관계에 난기류가 형성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진장관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국제경영원 초청 ‘최고경영자 신년세미나’ 강연에서 “최근 전경련이 ‘올해 경제정책 운용방향 의견서’를 (정부에) 보내왔는데 집단투표제와 집단소송제 등을 도입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만 있고 무엇을 하겠다는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예전에는 기업이 너무 커서 망하지 않을 것이란 대마불사(大馬不死)란 말이 유행했는데 요즘에는 너무 취약한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서 망하지 않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며 “이제는 이런 인식이 사라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전경련은 이제 대기업 집단이기주의에서 벗어나 벤처기업이 일으킨 기업문화의 새로운 바람을 확산시키는 촉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당초 준비된 원고에 없던 ‘재계에 드리는 5가지 신년화두’를 통해 전경련의 변화 외에 △비전과 전략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자기혁신 △시장에 귀를 기울일 것 △세계시장에서 세계일류로의 승부를 재계에 촉구했다.

또 기업의 설비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현재 7%인 산업기반자금 대출금리를 이 달 중 내리겠다고 밝혔다.

진장관의 이날 ‘전경련 공개비판’은 평소 재계를 가급적 자극하지 않으려는 성향 등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다. 그는 작심한 듯 “노동부장관이었던 97년 7월 말 전경련 변화를 촉구하는 비판적 발언을 했다가 며칠 뒤 갑자기 경질된 적이 있다”고 말을 꺼낸 뒤 바로 전경련을 공격했다. 재경부도 이날 그의 발언내용을 기자들에게 상세히 공개했다.

이 때문에 정부의 대(對)재벌정책이 강경기류로 돌아서는 것이 아닌가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진장관은 전경련 발언원고를 16일 밤 직접 작성했다. 그는 전경련이 이날 경제정책 건의를 통해 금융 산업 노동분야 등 현정부의 경제정책을 신랄히 비판하자 중대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순활·박원재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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