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신탁 오늘 결제못하면 최종부도

  • 입력 2001년 1월 16일 18시 41분


한국부동산신탁이 부도 초읽기에 들어가 그 피해가 일파만파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직접적인 피해업체가 800여개, 일반 분양 임대계약자는 3600여명에 달한다.

삼성중공업은 15일까지 만기를 연장해온 858억원의 한국부동산신탁(한부신) 어음을 결제해주도록 16일 채권단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한부신 채권단이 17일까지 이를 막지 못하면 한부신은 최종 부도처리된다. 삼성중공업은 이에 앞서 98년 한부신이 발주한 분당종합터미널(테마폴리스) 공사비 가운데 미수금 1276억원에 대해 외환은행 등 채권기관을 상대로 미수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한부신은 지난해에도 3차례 1차 부도를 낸 바 있다.

▽왜 이렇게 됐나〓분당 테마폴리스의 공사대금을 놓고 2년간 줄다리기를 해왔다. 채권단은 최근 공사비에 대해 466억원을 현물로 인수하고 잔액 567억원은 무이자에 1년 거치 3년 분할상환하겠다는 제안을 해왔다. 대신 연체이자 243억원은 못 갚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삼성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채권단도 잔액에 대한 지급보증을 거부했다.

▽파장 일파만파〓한부신이 신탁을 받아 진행 중인 사업은 아파트(오피스텔 포함) 29건 등 모두 65건. 한부신측은 관련 당사자들의 피해규모가 최소 1조85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피해를 볼 시공업체 및 협력업체 수는 798개에 이른다.

구체적으로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테마폴리스 상가 임대계약자 1700명이 계약금 1800억원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 3600여명이 임대계약금 3400억원 가량을 떼일 가능성이 높다. 85%가 분양돼 올해 5월로 예정했던 테마폴리스의 개점 일정도 6개월에서 1년 가량 늦어진다. 경기 용인 솔레시티 아파트의 1701가구, 순천시 해태그린빌라 1541가구 등 공사 중인 6건 약 5000가구의 아파트 입주자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어떻게 될까〓 삼성중공업과 채권단은 16일 공사대금 지급방법을 놓고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이 건설한 테마폴리스의 가격 책정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채권단은 분양가의 80%를 제시한 반면 삼성중공업은 현 시세인 분양가의 30%를 제시해 의견차가 크다. 채권단은 16일 회의를 갖고 대책마련에 나섰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건설교통부는 17일 외환은행 삼성중공업 한국감정원 등을 참석시킨 가운데 관련회의를 열기로 했다.

▽한부신은 어떤 회사인가〓91년 4월 한국감정원이 2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 개인이나 법인으로부터 토지 등을 위탁받아 부가가치를 높인 뒤 수익을 위탁자에게 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정부출자회사다. 사장은 전홍규 전 풍림산업 부사장. 건설경기가 활기를 띨 때에는 100억원까지 자본금을 늘리는 등 사세를 확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어려움에 빠졌다. 지난해 말 국감에서 한부신의 부채비율은 1879%로 공기업 중 가장 높았다.

<구자룡·김승련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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