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현대상선 회사채 두차례 걸쳐 인수

  • 입력 2001년 1월 10일 23시 49분


산업은행이 1월 중에 만기가 돌아오는 현대상선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두 번이나 인수해 줘 특혜 시비가 일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과 산업은행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1월9일과 19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1000억원을 상환하기 위해 작년 12월28일 1000억원 규모의 무보증 회사채를 발행했다. 당시 현대상선은 회사채 발행 목적을 ‘회사채 차환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상선은 이 자금을 회사채 차환발행에 쓰지 않고 은행차입금을 갚는 데 사용된 당좌대월과 국민카드 단기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썼다. 그 후 9일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자 산업은행에 인수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9일 만기가 돌아온 현대상선 회사채 500억원어치의 80%인 40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또 19일 만기가 돌아오는 500억원어치의 회사채도 80%를 인수해 주기로 했다. 산업은행이 현대상선에 대해 두 번이나 회사채를 인수해 주는 특혜를 준 셈이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당초 9일과 19일 도래되는 회사채 1000억원어치는 신속인수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으나 현대상선에서 유가증권신고서에 자금용도를 잘못 기재한 것이며 금감원에서 별도의 문제를 삼기로 하지 않은 만큼 회사채 신속인수대상에 포함시켰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금융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회사채를 인수해 주기로 발표한 것은 작년 12월26일로 당초 차환용 회사채 발행 신고시점보다 빨랐다”며 “기존 회사채 차환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다른 용도에 썼는데도 산업은행이 다시 지원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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