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자동차는 SK로 통한다"

  • 입력 2000년 12월 25일 18시 36분


SK㈜가 새로 진출한 운전자 종합서비스(TSD·Total Service for Driver)사업이 화제다. 정유업이라는 전형적인 굴뚝사업을 위주로 한 기업이면서도 선진국에서도 이론적으로만 검토되고 있는 사업에 과감히 뛰어든 것.

TSD란 운전자에게 자동차 관련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사업.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등 미국의 자동차메이커들이 자동차 판매보다 자동차 할부금융에서 훨씬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과 같은 배경이다.

SK측은 한 발 더 나아가 중고자동차 매매, 정비, 렌터카, 지리 및 교통정보 제공, 자동차 보험, 화물트럭 운송정보 등 한마디로 ‘차 만드는 일만 빼고는 차와 관련된 그 어떤 사업도 한 채널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SK 정헌 상무는 “현대 및 기아 등 자동차업체의 고객은 평균 3∼5년 만에 다시 제품을 구입하지만 주유소 고객은 평균 일주일 만에 주유소를 찾기 때문에 이 고객을 TSD와 연결시키기 훨씬 쉽다”고 말했다. 고객과 회사간에 접촉이 많은 SK가 현대 및 기아차보다 TSD사업에 유리하다는 것.

현재 SK는 엔카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중고차 매매 및 자동차 정비체인점인 스피드메이트를 통해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화물차 운전자를 위해 차주 트럭운전사 화주를 연결시켜 주는 ‘내트럭 서비스’를 도입했고 여기에는 자동차보험까지 연결돼 있다.

2001년에는 도로정보뿐만 아니라 교통상황까지 감안해 최단거리 노선정보를 전하는 텔리메틱스 서비스와 운전자가 근처의 유명 음식점이나 오락거리를 찾을 때 관련 정보까지 제공할 예정. SK는 정비체인점인 스피드 메이트망의 강점을 이용, 렌털업에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이 모든 서비스에는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는 엔크린보너스카드가 기본 뼈대 역할을 해준다. 결국 고객은 자동차를 살 때는 현대 기아 대우와 접하지만 이후에는 SK를 통해 모든 서비스를 제공받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SK의 전략. 삼성의 한 전략담당 임원은 “SK의 TSD사업구상은 그룹의 핵심사업인 정보통신사업과 에너지 사업을 연결시키기 위한 구상”으로 풀이하고 “선진국에도 없는 사업영역을 창출한다는 장점과 수익성이 검증된 적이 없어 리스크가 크다는 점에서 업계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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