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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21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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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원부는 최근 제조업과 에너지, 유통부문 등 16개 업종별 대표기업 200개사를 대상으로 내년도 설비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발표했다. 이들 기업의 내년도 설비투자 규모는 총 29조8990억원으로 올보다 10.8%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증가율은 전년대비 올 설비투자 증가율 24.0%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산자부는 특히 전후방효과와 고용창출효과가 큰 자동차 가전통신기기 유통업종 등의 설비투자규모가 올보다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대상 대기업의 하청업체도 잇달아 설비투자를 줄일 것을 감안하면 국내 기업들의 전반적인 설비투자 의욕은 급속히 움츠러들 것으로 예측됐다.
▼ 투자감소 업종 ▼
국내산업의 주력업종중 하나인 자동차의 경우 수요위축, 대우차 매각지연, 신차출시지연 등의 이유로 내년 설비투자규모를 올해(2조2975억원)보다 8.8% 줄어든 2조948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 및 내수증가로 금년에 설비투자증가율이 110.1%에 이르렀던 가전 및 통신기기의 내년도 설비투자도 6.7%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정밀화학, 섬유는 설비투자감소율이 각각 28.1%, 4.4%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이들 업종은 3년 연속 설비투자가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 에너지 유통업종도 각 각 11.6%, 1.4%, 8.7%씩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 투자증가 업종 ▼
반도체는 내년에도 설비투자가 금년에 비해 20.8%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금년 설비투자증가율(96.6%)보다 크게 떨어진 수치. 99년부터 2년간 설비투자를 줄여온 철강금속 업종의 경우 제철업의 합리화투자와 전기로 업종의 설비확장이 투자를 주도하면서 투자규모가 2조4173억원(증가율 59.1%)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002년까지 수주물량이 확보된 조선업종은 설비능력증대, 고부가가치 선박제조설비투자 등의 이유로 내년 설비투자증가율이 99년(48.6%)과 2000년(45.2%)에 이어 46.4%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 투자이유 분석 ▼
투자중 설비확장형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54%에서 53.1%로 감소하는 반면 유지 및 보수 위주의 합리화(14.7→16.7%)와 정보화(3.3→3.5%) 투자는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구개발 투자의 비중은 14.0%에서 9%대로 감소할 전망.
현대경제연구원 김주현 전무는 “기업들이 공격형 투자를 줄이고 있다”며 “미래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연구개발투자가 감소하고 정보화투자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 고위관계자는 “R&D, 정보화사업, 수출관련시설 등의 투자에 대해서는 세제상 혜택을 주는 방안을 마련해 내주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