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價 소비재 수입 급증

  • 입력 2000년 11월 28일 18시 48분


소비재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정부의 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고가품의 수입은 오히려 크게 늘어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10월중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올들어 10월까지 △TV(213.9%) △VTR(251.4%) △음향기기(72.4%) △승용차(117.3%) △2륜차(196.6%) △모피의류(104.1%) 등의 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중 경상수지는 수출 증가율이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전달에 비해 5억7000만달러 줄어든 11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상수지는 6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가면서 86억5000만달러의 누적 흑자를 기록해 연내 100억달러 경상수지 흑자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됐다.

10월중 자본수지는 외국인 주식자금이 3억1000만달러나 순수하게 빠져나간 가운데 국내 금융기관의 외채 중 26억달러가 상환되면서 모두 6억9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10월중 수출은 154억2000만달러로 금년 들어 가장 큰 규모이나 반도체 등 가격하락과 경공업수출이 감소하면서 증가율은 올들어 가장 낮은 14.7%를 기록했다.

수입증가률도 24.1%로 둔화됐지만 수출 증가율 둔화 폭이 더욱 커 통관기준 수출입 차가 지난달의 18억8000만달러에서 5억5000만달러로 축소됐다.

한은 정정호(鄭政鎬)경제통계국장은 “자본재 및 원자재 수입증가율은 올들어 가장 낮은 데 비해 소비재 수입은 고가품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며 “일반인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계층에 사치풍조가 만연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정국장은 “자본수지가 2개월째 순유출을 기록한 것은 모두 26억달러의 외채를 갚은 요인이 커서 자본이 본격 유출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외국인 주식자금은 11월 들어 순유입을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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