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차기회장 누가 될까?하마평 무성

  • 입력 2000년 11월 23일 18시 23분


내년 2월 김각중(金珏中)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임기종료를 앞두고 후임회장에 대한 하마평이 벌써 무성하다.

차기 회장 추대가 4개월이나 남아있는데도 차기회장에 관한 말들이 나오는 것은 최근 전경련이나 재계에서 ‘전경련이 심각한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재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강력한 회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 벌써부터 “차기 회장은 ○○○회장이 해야한다”는 괴 E메일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김회장 역시 작년 초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주위의 권유에 밀려 전경련 회장직에 취임하면서 “연임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경련측에서 내심 바라는 차기 회장은 10대 그룹의 회장으로서 오너. 이 조건에 맞는 사람은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과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차 회장 등 2명으로 압축된다. 삼성측에서는 “이회장은 60세까지는 대외직함을 추가로 갖지 않겠다”고 몇 차례 밝혔고 정회장은 형제간의 분란으로 인해 여론이 좋지 않아 유력한 차기 회장으로 거론하기에는 변수가 많다. 정회장은 ‘왕자의 난’이전에는 전경련을 맡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어 본인이 명예회복 차원에서 전경련 회장직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물론 있다.

다음으로 유력한 후보라고 거론되는 인물은 손길승(孫吉丞)SK 회장. 내년 2월에 취임할 전경련 회장은 차기 대선 정국과 맞물려 있어 오너들이 나서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전문경영인이 적합하고 이 조건에 딱 들어맞는 사람으로 손회장이 꼽힌다. 정부로서도 대선을 앞두고 재벌에 대한 개혁을 강력히 추진할 때 재계의 예상치 못한 반발이 나타나면 곤란하기 때문에 전문경영인 출신의 전경련 회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SK측은 “전문경영인으로서 내부적으로 할 일이 많고 전경련 회장은 오너가 맡아야 한다는 것이 손회장의 생각”이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포항제철의 유상부(劉常夫)회장을 가장 편안한 상대로 생각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지만 공기업 출신이라는 약점과 유회장이 전경련을 이끌 때 다른 그룹의 오너들이 유회장을 따라주겠느냐는 점 때문에 재계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이런 여러 가지 점 때문에 효성 조석래(趙錫來)회장 등 4대 이하 그룹의 오너가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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