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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17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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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유동성 위기가 계열사들의 지원으로 한고비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전자는 그동안 현대건설 현대투신과 함께 시장에서 “전자도 어렵다더라”는 입소문에 시달렸다. 연초 2만3000원이던 주가가 최근 7000원대로 떨어진 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현대전자 측은 부채 상환 등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다며 자금조달 계획 등을 밝혔다.
▽빚은 얼마?〓현대전자의 총부채는 LG반도체 매입대금 8000억원과 회사채 상환 등으로 갚아야 할 차입금 7조9000억원 등 총 8조7000억원. 올해 말까지 갚아야 할 부채는 회사채 8500억원과 LG반도체 매입대금 2000억원 등 1조500억원. 내년 말까지는 돌아오는 총 회사채(4조2100억원)와 LG반도체 매입대금(6000억원)은 4조8100억원으로 부채의 55%가 몰려있다.
▽자금조달 계획〓현대전자는 미국 씨티그룹 주관으로 국내 금융기관으로부터 1조원의 신디케이트론을 조달하고 미국 S사 등 투자기관과 함께 해외에서 5000억원을 기채(본드발행)하는 등 3조5000억원 가량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에는 5000억원 상당의 국내 회사채 차환발행과 전자가 가진 현대 계열사의 자산매각을 통해 5000여억원을 마련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또 내년 예상 매출 13조원 중 영업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EBITDA·에비타) 5조∼7조원 중 필수시설 개선투자분 2조5000억원을 제외한 2조 5000억∼4조5000억원 대부분을 부채 상환에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문점은 없나〓1, 2주 후 미국 무디스와 S&P는 8∼9월중 실시한 실사를 토대로 현대전자에 대한 신용등급을 발표한다. 발표 결과에 따라 회사채 차환발행과 해외기채, 신디케이트론 조달 등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반도체 가격하락과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 등의 가격하락으로 예상 매출(올해는 약 10조원 예상)이 이뤄질지도 변수다.
황호(黃虎) IR팀장은 “IMF 직후 발행한 높은 이자의 회사채 만기가 내년에 몰려있어 문제지만 현대전자는 지난해말 12조원의 부채를 올해 8조원대로 줄였다”고 말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