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측 대책은 있나]서산농장 매각이 유일한 돌파구

  • 입력 2000년 11월 8일 23시 06분


현대건설 채권단이 현대건설의 차입금을 만기연장하기로 결의했으나 현대건설측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다.

채권단이 연말까지 마련하라고 요구한 8300억원 중 현대건설이 기존의 자구안 실행으로 확보할 수 있는 현금 이외에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현금은 4000억∼5000억원선.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서산농장 매각 △정몽헌(鄭夢憲)회장의 사재출자 △정주영(鄭周永) 전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 매각 △건설 보유주식 전량매각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핵심안은 서산농장 매각. 일반인에게 농장땅을 조각조각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농림부에서 “일반인이 위탁경영회사를 통해 농지를 매입하는 것은 농지법에 저촉된다”고 밝혀 실행이 불투명하다. 현대는 서산농장 매각을 통해 4000억∼6000억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대건설은 또 정회장이 가지고 있는 주식(시가 827억원) 중 일부를 팔아 300억∼4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 전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은 담보분을 제외한 400억원을 건설의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매입에 활용할 예정.

문제는 건설이 보유한 비상장주식회사인 석유화학 11.6%(617억원), 현대아산 20%(900억원)의 지분 매각이다. 석유화학은 경영난이 심각한 상태이고 아산은 대북사업이 적자라는 측면에서 계열사나 친족기업이 나서지 않는 한 매각하기 어렵다.

결국 서산농장에서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거나 정몽구(鄭夢九) 현대차 회장, 정몽준(鄭夢準) 현대중공업 고문 등 형제와 친족들이 총동원돼 서산농장을 사주고 건설주식을 매입해주지 않는 한 자구안 마련은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정몽헌 회장은 형제와 친족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열쇠를 정몽구 회장이 갖고 있다는 판단 아래 형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성과가 없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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