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3년차]자금시장 "고비" 회사채 만기물량 향후 넉달간 23조

  • 입력 2000년 10월 30일 18시 50분


코멘트
97년말∼98년초에 대거발행한 회사채의 만기가 속속 돌아오면서 올 11, 12월중 자금시장 경색에 대한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을 통해 자금시장의 신용 위험을 줄이지 않을 경우 증시가 장기간 약세를 보일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현대증권 채권운용팀에 따르면 올해 11, 12월중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대우채를 포함하면 13조2757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올 하반기 만기물량 26조6755억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

또한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내년 회사채 만기물량 22조7675억원중 44%인 10조340억원어치가 내년 1, 2월에 집중돼 있다.

3년전에 발행한 회사채 만기가 집중도래하는 ‘자금시장의 IMF 3년차 증후군’이 본격화할 우려가 있는 상황인 것이다.

월별로는 △올 11월 3조5125억원 △올 12월 9조7632억원 △내년 1월 4조3235억원 △내년2월 5조7105억원 등으로 특히 올 12월에 자금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차환발행(롤오버)이 어려운 투기등급(BB+이하) 채권의 만기물량을 보면 9월에 1조2724억원으로 바닥을 형성한 뒤 점점 늘어나 12월에는 무려 4조717억원에 달한다.

주요 한계기업들의 경우 11,12월중에 △현대건설(투자등급 BB) 1100억원 △쌍용양회(BB―) 1000억원 △동아건설(CCC) 215억원 등 만기물량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자금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채권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채권형펀드 1차분 10조원도 조성이 안 되고 퇴출기업 선정, 공적자금 투입 등의 구조조정 수순도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회사채 만기가 일시에 돌아옴으로써 신용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관망으로 돌아서고 돌발변수에 과민반응하게 됨에 따라 증시는 장기간 기간조정국면을 들어갈 가능성도 큰 것으로 지적된다.

한편 대우증권 최석원 연구위원은 “회사채 만기물량이 많다는 사실이 곧바로 신용위험을 키우는 것은 아니다”면서 “오히려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증시의 관점에서는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