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취업교육 '혈세만 낭비'

  • 입력 2000년 10월 25일 18시 37분


‘속빈 강정’, ‘실속없는 예산낭비.’

정부 사업이 진행될 때마다 되풀이되는 비판이지만 정보통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정부의 전문교육 지원사업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지적됐다.

올들어 고학력 미취업자를 위해 64개 사설 취업교육기관에 정부가 지원한 금액은 139억3900만원. 1개 기관당 2억원을 투입한 셈이다.

그러나 취업률이 10% 미만인 곳이 24개에 달했고 취업을 전혀 시키지 못한 곳도 9곳에 이르렀다. 특히 정보통신부로부터 ‘부실’판정을 받은 곳도 14개에 이르는 등 상당수가 정부 지원금만을 노려 형식적으로 교육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정보통신 전문교육 지원사업에 대한 정보통신부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부로부터 교육비 지원을 받은 취업교육기관중 취업률이 전무한 기관은 목원대 광주여대 경인종합직업전문학교 인하대 세종대 등 9개였다. 정보통신 취업교육이 국민의 세금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사실로 드러난 것.

이번 실태조사에서 부진교육기관으로 판정받은 기관은 경인직업학교, 인하대학교, 세종대학교, 소프트뱅크코리아, 삼성멀티캠퍼스(창원) 등 14개. 반면 우수교육기관으로 판정된 곳은 삼성멀티캠퍼스와 LG소프트스쿨 등 9개에 불과했다.

소프트뱅크코리아는 교육이후 취업률과 취득률이 모두 0%로 나타나 부진교육기관으로 판정받았다. 경인종합직업학교의 경우 2억4천만원을 지원받았으나 취업률은 0%, 수강생 만족도는 44.5점에 머물렀다.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직접 조사한 설문점수에서는 64개 대상 기관중 52개 기관이 55점 미만을 받아 전반적인 교육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점 미만인 곳은 29개였다. 우수기관 판정을 받은 삼성멀티캠퍼스에 대한 설문점수 조차 53점에 불과했다.

특히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36.1점) 한국능률협회(38.4점) 울산대학교(34.7점) 등 3곳은 설문조사 점수가 40점 미만에 그쳐 ‘선정’과정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과 아트센터 디자인학원 등은 실습장비 조차 부족했으며 대구카톨릭대학과 인제대학교는 강사진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전문인력 교육이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통부는 이에따라 매달 각 교육기관의 실적을 조사해 부진한 교육기관에 대해서는 향후 선정작업에서 불이익을 부여하고 지원금도 엄격히 환수하기로 했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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