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자금난 가속…직원들 동요

  • 입력 2000년 10월 11일 18시 36분


“관리직 사원들은 신문의 구인란만 보고 있어요.” “부평에 있는 대우차 직원 아파트 단지 안에서는 고기가 안 팔려요. 정육점에서 판촉활동 벌이느라 난리예요.”

대우자동차가 GM에 매각되기도 전에 고사할 판이다. 채권단으로부터 운영자금 지원이 계속 미뤄지면서 근로자들은 최소 생계마저 보장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하나둘 회사를 떠나는 사람도 생기고 있다. 경영진은 일괄 사표 제출을 하면서까지 구조조정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채권단은 11일 수출지원금으로 지원키로 한 1000억원도 채권단간 이견으로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추가 운영자금에 대해서는 아예 ‘나 몰라라’로 나오고 있다.

대우차의 국내외 이사부장급 이상 임원 135명은 이날 산업은행에 일괄사표를 내고 7개항의 자구노력 방안을 전달했다. 이 자구방안에는 임원급 보수 50%, 직원 임금 30%의 삭감 원칙을 정하고 무급휴직이나 해고, 임금삭감 등을 ‘상황에 따라’ 혼용해서 쓰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2500억원 가량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내년 3월까지 필요한 운영자금 7000억원 가운데 4500억원 가량을 채권단에 추가로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것.

그러나 채권단은 추가자금 지원 여부를 이달 말쯤에나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강인희 대우차 노조사무국장은 “사상 처음으로 이달 10일로 예정돼 있던 월급을 못 받은 조합원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며 “자금지원이 늦어질 경우 채권단 항의방문, 파업 등 다양한 수단으로 정부를 압박하겠다”고 말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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