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물류기지로-우리기술 44억에 독점권

  • 입력 2000년 8월 6일 18시 27분


‘인터넷 쇼핑몰에서 오전에 주문한 물건을 퇴근길 지하철역에서 찾아간다.’

하루에 수백만 인구가 이용하는 서울의 지하철역을 이용한 택배서비스가 곧 가동된다.

중견 벤처기업인 우리기술(대표 김덕우)은 최근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지하철 역사 내 물류포스트 입찰에서 44억원에 응찰해 독점권을 따내 이르면 9월 중순부터 지하철 택배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서울 시내 지하철 역사 내에 순차적으로 물류기지를 세운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또 인터넷 쇼핑몰들에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이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줄 예정이다. 소비자들은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면서 ‘○○역으로 ○시까지’라고 주문하면 된다.

우리기술측은 “교통체증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 당일 배달도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지하철을 이용한 대량 수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배달료도 기존 택배업체에 비해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설명.

신용카드는 물론 현금 상품권 등 결제수단이 자유롭다는 것도 장점이다. 고객들은 물건이 마음에 안 들면 바로 주문을 취소할 수 있다.

한솔CS클럽 삼성쇼핑몰 LG홈쇼핑 알라딘 등 대표적인 쇼핑몰 업체들과 현대택배 등 물류업체들이 이미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거나 추진중이다. 최근 택배주문의 경향이 집으로 갖다주는 ‘도어투도어’ 서비스에서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바뀌고 있는 추세와 지하철 역사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택배를 주로 이용하는 20∼40대의 맞벌이부부들은 반송률이 높기 때문에 고객이나 업체 모두 ‘제3의 장소’를 물색해왔다. 이런 필요를 반영한 새로운 물류 거점으로 편의점 주유소 약국 등이 각광받은 데 이어 지하철 역사가 새로 등장한 것.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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