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그룹 결합재무제표 공시]14개그룹 부채율 200% 초과

  • 입력 2000년 7월 31일 19시 05분


재벌 계열사간에 중복계산된 매출과 출자액을 빼고 계산했을 경우 일부 재벌의 부채비율이 최고 3배나 커지고 대부분 20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31일 16개 그룹으로부터 결합재무제표를 신고받은 결과 밝혀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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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쌍용그룹의 결합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이 1773.4%로 단순 연결 재무제표상에 나타난 부채비율 608%보다 무려 3배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결합재무제표 제출대상 16개 그룹중 삼성과 롯데그룹을 제외한 14개그룹 부채비율이 모두 200%를 초과했다. 금융계열사를 포함할 경우 삼성의 결합부채비율도 200%를 넘는다.

지난해 대기업과 정부와의 재무약정인 부채비율 200%이하가 개별 재무제표상으로는 충족됐지만 결합재무제표에서는 200%를 훨씬 웃돌아 시장에 의한 구조조정 압박이 심해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과 재계에 따르면 31일까지 개인대주주가 지배하는 16대 그룹들은 국내 330개사와 해외 396개사 등 총 726사의 재무정보를 결합한 재무제표를 금감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

공시결과 삼성그룹 부채비율이 195%로 200% 이하였고 롯데그룹이 86.84%를 기록해 부채비율 200%를 밑돌았지만 나머지 14개사는 모두 200%를 웃돌았다.

쌍용은 모회사인 쌍용양회의 내부계열사에 대한 출자지분이 1조560억원에 달해 이 금액이 결합재무제표 산출때 내부거래로 간주되는 바람에 부채비율이 급격히 높아졌다고 밝혔다.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4대그룹의 경우 현대가 229.7%, 삼성 195% , LG 260% , SK 220% 등으로 당초 개별기업간 재무제표를 합산한 연결재무제표상의 부채비율보다 30∼80%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은 “결합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이 200%이상으로 나온 경우 200%이하로 낮출 의무는 없다”며 “다만 주채권은행에서 자산건전성 심사때 이 비율을 고려할 것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높아진 경우 구조조정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결합재무제표에서 산출된 부채비율이 예상보다 상당히 낮게 나타난 것은 구조조정 노력이 따른 결과”로 풀이하면서 “이번에 작성기준이 너무 엄격해 앞으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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