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정산하나〓투신 및 은행은 올 1월말 갖고 있던 대우 무보증채권 18조6000억원어치를 자산관리공사에 넘기고 6조4000억원(35.1%)을 받았다. ‘손실률이 대략 이 정도일 것’이라는 계산아래 추후 정밀 정산하기로 했다.
지난달부터 ‘한 푼이라도 더 달라’, ‘이것도 많다’며 실랑이를 벌였지만 양측은 결국 1월에 개산(槪算)한 대로 정산비율을 확정하기로 19일 합의했다.
대우 계열사별로 정산비율은 다르다. 오리온전기 대우자동차판매 대우전자부품 등은 채권액 전부를 인정받은 반면 ¤대우 쌍용자동차 다이너스클럽 등은 정산비율이 30%를 밑돈다. 따라서 자신이 가입했던 펀드에 정산비율이 높은 채권이 많이 들어 있었다면 추가로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그러나 대한투신증권 박재익 자산관리팀장은 “정산비율이 낮은 회사들의 발행채권이 많아 실제로 개인 고객들에게 정산할 금액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입자별 정산 환매〓단계별로 대우채 부분의 50, 80, 95%를 찾아간 개인 및 일반법인은 정산결과 더 받을 여지가 있으면 추가로 받게 되지만 이미 지급된 돈이 정산금액을 초과하는 경우라도 게워낼 필요는 없다.
대우채권이 10%가 들어 있는 펀드에 1억원을 맡겼다가 대우채 50% 환매 때 9500만원(비대우채부분 9000만원+대우채부분 500만원)을 찾은 고객을 예로 들어보자. 그 펀드에 편입된 대우채권이 대부분 손실률이 큰 ¤대우 발행분이라면 추가환급의 여지가 없다. 반대로 운좋게 오리온전기 등 우량 회사채가 많아 평균 정산비율이 80%로 정해진 경우에는 300만원 가량을 돌려받게 된다.
대부분의 투신사들은 주말까지 전산프로그램을 가동해 추가로 돈을 지급받아야 하는 고객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릴 계획이다.
한편 원칙적으로 환매 자체가 불가능했던 금융기관들은 대우 무보증채권에서 발생한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아직 불씨는 남아 있다〓작년 7월 10조원어치의 담보를 잡고 은행 투신권이 기업어음(CP) 인수형식으로 대우에 지원한 4조원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 자산관리공사는 액면(원금)기준 80% 가량을 인정해줄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투신 은행은 원리금이 기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문제는 투신권이 보유한 2조4000억원어치의 CP가 펀드에 들어 있다는 것. 한국 대한투신은 공적자금 수혈을 받으면서 고유계정에서 이를 떠안아 클린화작업을 끝냈지만 나머지 신설 투신운용사들은 여기서도 약 20%의 손실을 봐야 한다.
한 투신운용사 관계자는 “일단 고객들에게는 손해를 끼치지 않고 운용사와 판매사가 20%의 손실을 분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무보증회사채 정산비율(%)▼
대우
18
오리온전기
100
대우자동차
33
대우자동차판매
100
대우중공업
65
대우전자부품
100
대우전자
34
다이너스클럽
30
대우캐피탈
40
경남기업
70
대우통신
70
쌍용자동차
30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