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업체 바른손 ‘이상한 행보’…거래없이 9일째 상한가

  • 입력 2000년 7월 6일 19시 38분


바른손이 제2의 리타워텍(옛 파워텍)을 노린다(?)

외환위기로 화의를 신청했다가 살아난 문구제조업체 바른손 이 26일 매매거래가 재개된 이후 별 거래없이 9일째 기세상한가(실제 거래체결 없이 호가로만 상한가를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바른손은 최근 미래랩이 인수한 이후 출자전환과 감자(자본금감소)를 단행했다.

증시에서는 바른손이 환풍기제조업체인 벤처기업 인수합병(M&A) 회사로 변모하면서 주가가 2만원대(액면분할 이전)에서 320만원대로 폭등한 리타워텍의 뒤를 이을 종목으로 보고 있다.

▽홍콩계 헷지펀드 참=미래랩은 5월30일 고제 등 2명이 제3자배정형식으로 주당 5000원에 취득한 주식 78만5800주(72.3%)를 장외에서 주당 7636원에 인수했다.

미래랩은 바른손의 부채를 갚는다는 조건하에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의 출자전환 물량 1만4200주를 양도받았다. 또 6월22일에는 바른손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물량 14만841주를 샀다.

하지만 미래랩은 6월23일 홍콩계 헷지펀드인 코베르타(Korbeta) 및 밸류 이슈어스(Value Issuers) 인베스트먼트에 각각 15만1475주(13.94%)를 8419원에 팔았다. 미래랩은 현금이 필요해 팔았다고 설명했다.

▽헷지펀드 해외CB 주식전환=바른손은 26일 해외전환사채(CB) 2000만달러(9회차.전환가 주당 2만5000원)를 유로시장에서 공모했다고 공시했다.

눈에 띄는 것은 7월4일 홍콩계 헷지펀드인 로터스 아시아펀드(13만4256주)와 코리안 인핸스드 토탈 리턴 인베스트먼트(KETRI.22만3760주)가 해외CB의 주식전환을 청구한 점. 일반적으로 CB는 발행후 3개월이 지나야 주식전환이 가능하지만 관리종목은 이러한 제한을 받지 않는다. 펀드입장에서는 주가가 전환가를 넘어섰고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어 주식전환의 이점이 충분히 생긴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전환한 CB가 모두 9회차물량이어서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공모CB를 인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미래랩은 이에대해 로터스 아시아 펀드는 미래랩에 1000만달러를 투자한 홍콩 로터스사와 관계가 있지만 KETRI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며 헷지펀드가 공모에 참여해 CB를 인수한 것인지, 유통시장에서 매입해 전환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고 해명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