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영업악화 국내 외국銀 줄줄이 "굿바이"

  • 입력 2000년 6월 6일 20시 08분


외국계 은행들이 한국을 떠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국내 금리가 낮아진데다 국내 기업의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외국은행의 돈을 쓰는 일이 적어졌기 때문.

6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올들어 캐나다 로열은행이 본점의 대아시아지역 영업축소 전략에 따라 3월 서울지점을 철수했고 5월에는 파리바은행이 파리국립은행과의 합병으로 서울지점을 폐쇄했다. 일본계 은행 2,3개 지점도 올해 안에 한국을 떠날 예정.

현재 국내에서 영업중인 외국계은행은 16개국 45개 은행에서 그 숫자는 점차 줄어들 전망. 지난해에도 도카이 미쓰비시신탁 사쿠라 다이와 뱅크스트러스트 네이션즈 등 6개 은행이 한국을 떠났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졌던 한국시장을 떠나는 것은 무엇보다 국내 금리 하향 안정화에 따른 영업환경의 악화라는 분석이다.

금감원이 국내에서 영업중인 외국계 은행 가운데 9∼12월말 결산법인인 38개 지점의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99회계연도 당기순이익은 3392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41.22%(2379억원) 감소했다. 특히 이 가운데 10개 은행은 적자였다.

이자수익의 감소 외에 대우채권 부실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증가도 영업이익 감소의 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따라 외국계 은행들은 기업여신을 줄이고 통안증권과 유가증권 부문을 늘리는 등 비이자부문의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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