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재벌 주식변칙증여 집중 조사

  • 입력 2000년 4월 24일 23시 33분


국세청이 현대 삼성 LG 등 재벌에 대한 주식이동조사와 관련해 오너(사주) 일가족 또는 계열사 임원 등 주식 양수도와 관련된 사람들 중 일부에 대해 면담조사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국세청에 따르면 주요 재벌에 대한 국세청의 주식이동조사가 이날 삼성그룹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현대건설 등 현대그룹 일부 계열사들도 이날 주식이동조사와 관련해 국세청으로부터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공문을 받았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현대 삼성 LG그룹의 상당수 계열사들이 대상이지만 조사의 초점은 대주주간의 사전상속 또는 변칙증여 여부에 맞춰져 있다”며 “해당 그룹들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는 것은 물론 주식을 매입 또는 양도한 사람들에 대한 면담조사를 실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주식을 사고 판 사람들이 모두 면담조사를 받는 것은 아니며 자료 분석을 통해 소명이 된 사람들은 제외된다고 덧붙였다.

국세청은 이번 주식이동조사에서 증자 등을 통한 2세, 또는 특수관계인의 주식 인수가 있을 경우 자금출처 조사를 병행해 인수자금이 제대로 세금납부 절차를 거친 자금인지, 기업자금으로 주식을 인수했는지에 대해 정밀 조사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 지난해 한진그룹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버금가는 250명의 인력을 투입해 2개월 정도 조사하되 필요할 경우 기간을 늘리기로 했다.

국세청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조사대상 계열사를 모두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의 물산, 현대의 자동차, LG의 화학 등 모기업이나 구조조정본부를 방문해 조사를 벌이게 된다”며 “그러나 이번 조사가 지나치게 언론에 노출된 측면이 있어 제3의 장소 또는 국세청 내부에서 그룹측의 자료를 넘겨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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