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45억달러 대만 지진特需 잡아라"

  • 입력 2000년 4월 18일 19시 28분


대만이 다음달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취임식 이후 대대적인 지진 피해 복구작업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자 국내 건설업체들이 현지에 지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대만 지진특수’ 잡기에 분주한 움직임이다.

대만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영업과 수주 환경이 좋아 복구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국내 건설업체들에는 올해 최고의 해외시장으로 떠오를 전망. 국내 건설업체들은 현재 사회간접자본(SOC) 정비 사업에 뛰어든다는 계획을 세우고 현지 정보망을 동원해 관련 정보 를 수집 중이다.

이미 대만에서 7억7000만 달러 상당의 고속철도 공사를 진행중인 현대건설은 최근 현지에 법인등록을 마친 지사를 활용해 발전시설 등의 발주정보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측은 사회간접자본 시공 경험이 국내외 다른 업체에 비해 풍부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피해복구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현지에서 정유, 석유화학, 발전시설 등을 공사 중인 대림산업은 이미 설립된 현지지사를 통해 발전시설과 교량 등을 수주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대림산업은 이를 위해 이달말 토목공사 인력을 중심으로 현지 조사단을 파견해 정확한 시장규모를 파악할 예정이다.

석유화학 플랜트 시설을 건설중인 LG건설도 유사한 플랜트 사업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7월경 현지 법인 형태로 지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LG건설은 지진특수이외에도 우리나라와 대만간의 국교 정상화가 이뤄질 것에 대비,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 진출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진특수를 겨냥해 이미 지난해말 임원급 인사 1명만으로 구성된 현지 지사를 설립하고 현재 현지인 직원을 모집중이다.

대우는 지방 도시의 지하철과 전철 건설 사업 수주에 주력할 계획. 국내 아파트 건설 사업에만 치중해왔던 현대산업개발도 대만시장을 잡기 위해 동남아 시장을 총괄하는 해외지사를 대만에 설립할 예정이다.

업계는 당시 대만전체의 피해가 92억달러에 달해 이의 절반 수준인 45억달러 규모의 토목 건설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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