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폰 M&A바람 불까…진웅-새롬기술 큰관심

  • 입력 2000년 4월 3일 19시 39분


인터넷폰 분야 선두업체인 미국 넷투폰사에 대한 지분확보 경쟁을 계기로 국내 인터넷폰 시장의 경쟁도 한층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롬기술 진웅 등 기존 인터넷폰사업자에 대한 국내통신망사업자의 인수합병(M&A) 가능성은 의외로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됐다.

AT&T 브리티시텔레콤(BT) 리버티미디어그룹 컨소시엄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넷투폰 주식 400만주를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24%의 지분을 추가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야후도 280만주(5%)를 주식교환방식으로 인수하기로 했으며 아메리카온라인(AOL)은 조만간 현재 지분 5%를 7%로 늘릴 전망.

인터넷폰 사업을 ‘비현실적인 사고에 뿌리를 둔 틈새시장 전략’으로 폄하하던 AT&T 등의 태도 돌변은 새로운 사업개념에 대한 항복선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날 넷투폰의 주가는 M&A 재료에 힘입어 3.75달러(6.77%) 오른 59.1250달러로 거래를 마쳤으며 델타쓰리닷컴 등 다른 인터넷폰 사업자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이 소식이 국내에 전해진 3일 대표적 인터넷폰 사업자인 새롬기술과 진웅의 주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렸다. 진웅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으나 새롬기술은 31일 하한가에 이어 큰 폭의 내림세를 지속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두 종목의 주가는 넷투폰 M&A라는 해외요인보다는 이날의 시장장세에 의해 결정됐다”면서 “하지만 시장상황이 나쁘지 않더라도 넷투폰 M&A가 두 종목의 호재로만 작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3∼4년 후면 전통적 전화서비스는 사업기반을 잃어버릴 정도로 주도권은 인터넷폰으로 넘어가겠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져 시장선점 업체들은 끊임없는 도전에 시달릴 것이라는 지적.

대우증권 전병서 수석연구위원은 “인터넷폰 서비스의 시장경쟁이 본격화하면 한국통신 데이콤 등이 기존업체 인수보다는 자체사업 확장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ING베어링의 더글라스김 애널리스트는 3일 보고서에서 “새롬기술은 네이버 등과의 합병보다는 인터넷폰 기술을 보완할 수 있는 분야에 자본을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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