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근 금감위원장 간담회]"금융권 인터넷전략 마련을"

  • 입력 2000년 3월 16일 19시 35분


시장이 주도하는 2차 금융권 구조조정이 사실상 시작된 가운데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서울은행의 처리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자체 구조조정을 이끌 최고경영자 선임작업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은행권 2차 인수합병의 물꼬가 터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이용근(李容根)금융감독위원장은 16일 금융연구원 조찬강연 이후 간담회에서 “서울은행 최고경영자 선정작업이 매우 힘들다”며 “모건스탠리를 통해 서울은행 CEO를 찾고있지만 적임자가 없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서울은행의 주총은 이달 29일. 모건스탠리의 요청으로 헤드헌터가 4, 5명의 국내외 금융기관 후보들을 추천했지만 금감위는 “능력이 없거나 과거 전력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상태.

현재 서울은행의 수신고는 16조2000억원. 99년 말 16조7648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들진 않았지만 다른 은행들의 수신고 증가세와 비교할 때 은행내 위기감은 상당하다. 4조8200억원의 공적자금을 쏟아부은 정부로서는 적당한 CEO를 선임하지 못하면 인수 합병 등의 대안을 마련해야 할 처지다. 그러나 김영재 금감위 대변인은 “끝내 CEO선임이 무산된다면 신억현 행장직무대행이 정식으로 행장을 맡을 수도 있다”며 피합병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한편 이위원장은 이날 조찬에서 “각 금융기관이 디지털금융 시대를 맞아 인터넷 금융의 확산에 따른 생존전략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위원장은 “인터넷 금융의 발달에 따라 은행권은 예대마진, 증권사는 위탁매매수수료율,보험사는 보험료율 변화를 추정할 수 있다”며 “예상수입과 예상비용을 전망해 예상이익을 산출한다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 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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