企協 무더기 與입당 논란…박상희회장-조합장등 210여명

  • 입력 2000년 3월 16일 00시 08분


박상희(朴相熙)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이 16일 회장 자격을 유지한 채 중소기업 단위조합장을 비롯한 중소기업인 210여명과 함께 민주당에 입당할 예정이어서 중기협의 중립성 논란 및 정경유착 시비가 일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은 조합 차원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어 박회장이 회장직을 유지한 채 단위조합장을 대거 이끌고 민주당에 입당하는 것이 ‘조합 차원의 정치활동’인지, ‘개인 차원의 정치활동’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적지 않다.

민주당 핵심당직자는 15일 박회장 등의 입당사실을 확인하면서 “박회장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5단체장 위치에 있는 인사가 회장직을 유지한 채 총선을 앞두고 정당에 입당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조합 내부의 갈등 양상마저 드러날 조짐이다. 중기협의 한 관계자는 “박회장이 입당하면서 중소기업 단위조합장들을 반강제적으로 민주당에 입당시켰다”며 “박회장이 회장직을 유지하며 여당에 입당하는 데 대해 조합 내에서도 불만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국회 산자위원인 한나라당 안재홍(安在烘)의원은 “경제단체장이 선거를 앞두고 여당에 입당하는 것은 관권선거 의혹을 짙게 하는 것으로 우리 당은 이에 대해 강력히 문제 제기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박회장이 회장 자격을 유지한 채 정당에 가입한다 해도 국회법 정당법상의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98년 2월 3년 임기의 회장에 재선된 박회장은 “회장직을 유지한 채 당에 들어가야 중소기업 정책에 조합의 뜻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대의원들이 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에 입당한 장태완(張泰玩)재향군인회장과 박인상(朴仁相)한국노총위원장은 민주당 입당을 전후해 회장과 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박제균기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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