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연속 연봉삭감은 퇴출 신호?

  • 입력 2000년 3월 15일 19시 21분


2년 이상 연봉이 깎인 회사원이라면 인사상 불이익은 물론 최악의 경우 회사를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15일 전경련에 따르면 현대 삼성 LG SK 등 주요 대기업의 올해 임금책정과정에서 지난해보다 연봉이 줄어든 직원이 전체의 5∼10% 정도가 될 전망이다.

각 기업내에서는 명시적 규정은 없지만 2, 3년 연속 연봉이 삭감되는 것을 ‘퇴출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인사 고과 성적에 따라 정해지는 연봉이 줄어든다는 것은 업무능력 부진에 대한 회사측의 경고 메시지”라며 “매년 연속 ‘D학점’만 받는다면 본인도 더 이상 남아 있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경련도 지난해부터 연봉제 계약을 체결하면서 2, 3년 연속 연봉이 줄어든 직원을 내보내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전경련의 경우 전체 임직원의 60% 정도가 전년과 비슷한 급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연봉이 깎이는 직원도 전체의 10∼20%에 달해 2, 3년 연속 봉급이 줄어드는 직원도 상당수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업에서 연봉삭감이 자동퇴출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외환위기이후 구조조정과정에서 워낙 많은 직원이 비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난데다 ‘벤처바람’에 따른 이직도 많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지금은 인력이 부족해 연봉삭감자가 퇴출당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다만 인력부족사태가 해소되면 2년 이상 연봉삭감자가 최우선적으로 퇴출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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