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1호 등장…조선무역 지난달 첫 설립

  • 입력 2000년 3월 9일 19시 47분


작년 4월 정부가 지주회사 설립을 허용한 지 10개월만에 ‘지주회사 1호’가 정식 설립되는 등 재계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주회사를 둘 경우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소득의 60∼90%를 공제받는 등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외자유치 및 전략산업 집중에 유리해 앞으로 지주회사가 많이 설립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중소기업인 조선무역㈜이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을 방송통신부문의 지주회사로 지난달 24일 설립 신고를 했다고 9일 밝혔다.

이 회사에 이어 SK 삼성 동양 등 30대 그룹 소속 기업들도 지주회사의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주식 소유(지분 포함)를 통해 지배 관리만 하는 회사로 부채비율 100% 이내, 자회사 지분 50% 이상, 금융과 비금융 자회사 동시소유 금지 등 까다로운 요건을 맞춰야 설립할 수 있다.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은 봉제완구도매업체인 조선무역이 케이블방송 사업 부문을 분할해 설립했으며 자회사로 서울 경기지역 케이블방송사 9개를 두고 있다. 673억원의 자산총액중 자회사의 주식가액총액이 663억4000만원(98.5%)인 순수지주회사다.

한편 SK그룹이 가스사업부문에 전념하기 위해 미국 엔론사와 합작 설립한 SK엔론㈜은 11개 자회사 주식추가매입 등으로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 이달중 공정위에 지주회사 전환신고를 할 예정이다.

또 증권사와 종금사 등 8개의 금융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동양그룹은 금융사업부문의 효율적인 경영관리와 외자유치 등을 위해 동양시멘트와 동양카드 등이 갖고 있는 일부 금융계열사의 주식을 현물출자해 ‘동양금융지주회사(가칭)’를 설립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분사를 통해 2005년까지 100개의 자회사를 둔 지주회사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1월 발표했으며 한빛은행과 외환은행 등은 금융지주회사의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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