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널드 금강店' 생길까…外信 "현대서 요청" 발표

  • 입력 2000년 3월 6일 19시 29분


‘북한 인공기 깃발아래서 맥도널드 햄버거와 켄터키프라이드 치킨(KFC)을 먹는 날이 올까.’

프랑스 통신회사인 AFP는 6일 오전 ‘현대는 미국의 패스트푸드업체인 맥도널드 햄버거사에 북한의 장전항에 체인점을 개설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는 기사를 서울발로 보도했다.

각 기업의 대북무역팀과 북한전문가들은 AFP가 전한 뉴스가 사실인지 확인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AFP뉴스가 사실이라면 이 뉴스는 미국의 한 외식업체가 북한에 진출한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이 북한에 대한 엠바고(경제제재)를 사실상 풀고 또 북한도 적극적으로 미국 기업의 대북진출을 받아들인다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메시지가 담긴 뉴스라는 것이 대북전문가들의 해석. 양국간의 교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신호탄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는 일단 외신보도를 부인했다. 현대아산의 한 관계자는 “지금 현대가 북한과 협의중인 3만여평 규모의 금강산 장전항 종합위락단지 개설이 긍정적으로 전개되면 스키장 골프장 호텔 주위에 편의점이나 각종 음식점이 입점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맥도널드나 KFC 등 각종 패스트푸드점도 입점시킬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 확대 보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측과 아직 위락단지 설치협의도 끝나지 않았고 위락단지 설치에 합의하더라도 미국 회사의 북한진출은 아직 장애물이 많다”고 덧붙였다.

현대와 맥도널드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대북전문가들은 현대측의 발언을 절반만 받아들이는 분위기. 이들은 현대측의 주장과 달리 미국 외식업체의 북한진출이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미국이 9월에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할 예정이고 북한 역시 미국과 교류를 강하게 원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외식업체의 북한진출은 양자간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절묘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

한편 맥도널드측은 “현대측으로부터 어떤 제안도 받은 적이 없다”며 “만약 그같은 제안이 들어오면 북한진출이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는지 판단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