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 "코스닥, 그곳에 가고 싶다"

  • 입력 2000년 2월 28일 19시 51분


코스닥시장 강세가 지속되면서 거래소의 일부 상장기업들이 코스닥시장으로의 이전을 검토중이다. 특히 해당 기업 주주들은 ‘주가를 올리라’며 코스닥시장으로 옮길 것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

▼20여社 변경절차 문의▼

▽실태〓코스닥등록법인협의회 관계자는 28일 “최근들어 정보통신업종의 A사와 B사 등 20여개 상장기업이 소속 시장 변경을 검토,관련 절차에 대한 문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무선통신기기 제조업체인 팬택 관계자는 “일부 주주들이 주가를 높이려면 코스닥으로 가야한다고 요구하는 전화를 걸어오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어 주주들을 설득중”이라고 말했다.

유양정보통신 관계자는 “인터넷에 글을 올리거나 전화를 걸어 시장 변경을 요구하는 주주가 적지 않다”며 “회사가 의견을 모으지는 않았지만 대다수의 주주들이 변경을 원한다면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자발적 상장폐지는 불가▼

▽시장변경은 파국?〓현행 상장폐지 요건은 영업정지나 해산 등 회사가 망하는 상황에 몰리는 경우에 한정돼 있다. 공익이나 투자자보호를 위해 거래소가 인정하는 외에 자발적으로 상장폐지를 신청할 여지는 아예 없는 셈.

따라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상장폐지되는 것은 “회사가 망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쓰기 십상이다. 상장기업들이 드러내놓고 코스닥시장 이동을 내놓고 추진하지 못하는 주요 원인중 하나다.

작년말 코스닥시장 이동설이 나왔던 메디슨 관계자는 “시장을 변경하는 제도 자체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거래소의 상장폐지 요건이 완화되어야만 상장업체가 코스닥으로 무난하게 이동하는게 가능한 것.

▼'이전'거론되자 상승세▼

▽거래소 역차별 지속될 듯〓상장기업의 코스닥시장 이전 문제가 거론되면서 증시에서 대상업체로 예상되는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케이씨텍과 코리아써키트 콤텍시스템 대륭정밀 등이 대표적인 종목들.

등록법인협의회 관계자는 “거래소와 코스닥시장간의 이동을 자유롭게해 시장간 자율경쟁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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