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사 발전방안' 발표]합병통한 증권사-은행 변신 유도

  • 입력 2000년 2월 2일 19시 10분


정부가 종합금융회사의 합병과 업종전환을 적극 유도하는 종금사 발전방안을 내놓음에 따라 종금업계의 재편과 함께 전체 금융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영업정지 상태인 나라종금을 제외한 9개 종금사 가운데 한국 중앙 아세아 금호 등 4개 종금사는 합병이나 독자적으로 증권사 전환을 추진 중이며 한불 경수종금 등은 투자은행으로 변신을 모색하는 등 종금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종금사가 증권사로 대거 전환할 경우 증권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인수합병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며 계열 종금사가 금융지주회사로 편입되거나 합병되면서 은행 증권 보험을 3대 축으로 하는 금융기관 대형화 추세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종금사 발전방안〓정부가 강조하는 부분은 종금사와 다른 금융기관 합병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것.

종금사가 증권사와 합병할 경우 기업어음 인수 및 중개와 외화대출 등의 종금업무를 현행 3년에서 5년간 연장해 취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종금업무 취급점포도 현행 2,3개에서 5,6개로 완화할 방침이다.

종금사끼리 합병해 증권사로 전환할 경우에는 수신기능을 늘려주기로 했다. 은행과 합병시에는 인수은행의 부실자산을 매입해주고 적기 시정조치를 유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단독 전환시에는 종금업무 취급을 일정기간 허용하되 합병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지원조건은 합병 때와 차별화하기로 했다.

또 잔류하는 종금사도 △채권 위탁매매 업무 △주식인수 업무 △코스닥등록 업무를 허용하는 등 유가증권 취급업무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 대책 약효가 날까〓정부가 강력하게 추진중인 타 금융기관과의 합병의 경우 한국종금만이 하나증권과의 합병을 유일하게 검토중인 정도. 동양종금은 동양그룹의 금융지주회사 전략에 따라 다소 유동적이지만 영업실적이 좋아 당분간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방종금사인 영남 울산종금도 마땅한 합병 파트너를 찾지 못해 종금사로 잔류하면서 지역밀착형 영업에 치중하겠다는 것이 현재까지 전략이다.

한불 경수종금 등 외국계 자본이 참여한 업체는 벤처투자전문 인베스트뱅크 등으로의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중앙 아세아 금호 등 3개 종금사는 단독 증권사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존 증권사와 합병하지 않고 단독으로 전환할 경우 기존 증권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업계에서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아세아종금 관계자는 “정부는 합병을 통한 증권사 전환을 유도하고 있으나 계열 증권사가 없는 종금사의 경우 합병 파트너를 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위 양천식(梁天植)조정협력관은 “이번 대책으로 금융업종간 벽허물기와 합병을 통한 겸업 및 대형화 추세는 틀림없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잔류하는 종금사도 경쟁력을 키워 멀지 않은 시기에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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