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貨 약세 파장]섬유-화학-철강 유럽수출 '삐끗'

  • 입력 2000년 2월 1일 19시 21분


지난달 3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가치가 사상 최저인 유로당 0.9682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화 사용국들의 물가불안을 우려하고 있다고 A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이 전했다.

유로화 가치는 지난달 28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0.9746달러로 떨어진데 이어 31일 오후에는 0.9682달러까지 내려갔다.

빔 뒤젠베르크 ECB 총재는 이날 브뤼셀에서 유로화 회원국 재무장관 회담을 마친 뒤 “유로화가 더 떨어지면 내부 물가안정 목표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럽 11개국 재무장관들과 ECB는 이날 “유로화는 역내 성장에 힘입어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자신하면서도 유로화를 떠받치기 위한 시장개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해 12월 현재 유로 통화권의 물가상승률은 1.7%로 ECB의 목표 물가상승률인 2.0%에 육박하고 있다.

유로화 폭락과 관련, 삼성경제연구소는 1일 “현재의 폭락세는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되지만 유럽과 미국경제의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유로화 약세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우리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켜 유럽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연구소는 우려했다.

올 들어 1월20일까지 우리 수출액 65억6500만달러 중 유럽(러시아 포함) 비중은 13% 수준. 조선 반도체 자동차 등은 가격경쟁력이 월등하지만 섬유 화학 철강 등은 유로화 약세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유로화 약세가 엔화 강세를 동반하면 경쟁국인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어 큰 타격은 입지 않을 것이라고 연구소는 밝혔다.

<윤희상·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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