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월 무역흑자행진 멈추나…19일현재 18억달러 적자

  • 입력 2000년 1월 25일 18시 43분


수출 전선에 연초부터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지난 2년간 635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경제회복에 큰 힘을 보태준 무역수지가 연초부터 불거져 여러가지 악재들로 삐걱대고 있는 것.

특히 이달 무역수지는 97년 11월 이후 26개월간의 흑자행진을 멈추고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25일 경제장관 간담회에서 김영호(金泳鎬)산업자원부장관은 올해 무역수지 흑자를 120억달러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산자부가 당초 목표로 했던 150억달러보다 30억달러나 내려잡은 수치. 그러나 이 수정목표도 현재로선 달성을 장담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같은 우려는 무엇보다 올해 수입이 수출을 크게 넘는 급증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 때문.

산자부는 올해 연간 수출이 1600억달러로 작년 1442억달러보다 9.0%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수입은 1480억달러로 작년 1197억달러보다 23.6%나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

수출을 위해서는 수입이 늘어나는 구조적인 문제에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중인 소비재 수입에 더욱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유가 급등 부담과 원화강세, 금리상승 등도 수출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게다가 2년 연속 한국의 수출드라이브에 시장을 내준 미국 등 선진국들의 수입규제 움직임도 올해 어느 해보다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무역수지에 대한 우려는 이달 무역수지 추이에서도 분명히 나타났다.

이달들어 19일까지 수출은 60억64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7% 증가했다. 반면 수입은 54.4%나 늘어 79억900만달러. 적자가 18억4500만달러나 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무역적자가 6억5400만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심상치 않은 적자폭이다.

수출이 월말로 갈수록 늘어난다는 점과 적자폭이 24일 현재 12억달러로 감소한 점을 감안할 때 월간 전체 적자폭은 크게 줄어들겠지만 흑자를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월 무역수지가 적자를 낼 경우 97년 11월 이후 26개월만에 처음으로 월간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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