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걷은 포드-채권단, 대우車 매각 가속도

  • 입력 2000년 1월 6일 19시 54분


대우자동차 매각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GM에 이어 포드의 행보가 빨라졌으며 채권단은 제한적 공개입찰에 대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대우차 인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방한 중인 포드협상단은 6일 대우차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방문, 다음주 중 전문가들로 구성된 실사단을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포드측은 “한국의 자동차산업과 대우차 처리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대우차 처리와 관련해 한국 국민과 경제에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GM에 이어 포드가 적극적으로 인수의사를 전달함에 따라 채권단은 대우차 공개입찰의 실무를 맡을 입찰사무국을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설치할 방침이다.

채권단은 대우차 인수의사를 밝힌 국내외 업체에 이달 중 인수제안서를 보낸 뒤 다음달까지 실사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어 3월초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뒤 가장 유리한 조건을 내세운 회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상반기 중 대우차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

이에 따라 이번 주 안에 대우차 신임회장 선임을 마무리짓고 입찰사무국을 구성해 실무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현재 전직 관료와 은행 임원출신 등을 대상으로 신임회장을 물색하고 있으나 고사하는 사람이 많아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입찰사무국에는 대우차와 채권단 관계자를 비롯, △대우차 실사를 맡았던 삼일회계법인 △재무부문을 조언할 모건 스탠리 △법률 관계를 맡는 태평양법무법인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그러나 대우차 처리를 위한 움직임은 빨라졌지만 대우차 국내외 공장의 규모가 방대해 입찰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실사기간이 짧아 관련업체들이 실사기간 연장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후에도 본계약까지 최소한 두세 달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최악의 경우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이 깨져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한편 이탈리아 피아트사도 지난해말 고위 간부가 방한해 대우차 인수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아트는 폴란드에서 대우차와 시장점유율 1, 2위를 놓고 격돌하고 있어 대우차 폴란드현지 법인에 관심을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피아트가 분할매각이 아닌 일괄매각 방식으로는 대우차 인수전에 뛰어들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홍중·신치영기자>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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