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악재 걷히고 외국인-기관 매수 상승장세론 확산

  • 입력 1999년 11월 1일 20시 06분


‘혼미 속의 안개가 걷히고 있다.’

지수 770∼780선에서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1일 주가가 43포인트 폭등하는 등 주가상승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지수가 10월26일 장중 저점인 778선을 바닥으로 강한 오름세로 돌아섰다”며 박스권의 등락범위를 기존의 800∼850선에서 850∼900선으로 한단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정부의 시장안정대책을 계기로 11월 금융대란 우려가 극복되고 연말 상승장세가 올 것으로 기대감을 비치고 있다.

▽‘다우와 대우’악재에서 벗어나는 증시〓7월 이후 4개월여동안 국내 증시를 짓눌러온 ‘대우사태와 미국 다우존스지수의 1만포인트 붕괴 우려’라는 초대형 악재가 힘을 잃으면서 국내 증시도 점차 활기를 타는 분위기다. 대우사태는 계열사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계획이 지난달 말부터 이달초에 걸쳐 순차적으로 확정 발표되면서 시장반응도 비교적 긍정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삼성증권 김군호(金軍鎬)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은 더이상 대우문제를 악재로 보지 않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날 대우그룹주는 이같은 시장분위기를 반영해 쌍용자동차를 제외한 전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하는 폭등세를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장세’〓외국인들도 미국증시의 전망이 밝아지자 국내증시에서 적극적인 매수공세를 펼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916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해 4월 이후 월간기준으로 6개월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데 이어 11월 첫장인 1일에도 1300억원을 웃도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삼성증권 김팀장은 “통상 860선대에서 매도로 일관하던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이 바뀐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모건스탠리지수(MSCI)의 한국편입비중 축소계획이 당초 내년 2월에서 5월로 연기된 점이 호재로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관들도 투신권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주식매수에 나서는 양상.

미래에셋 자산운용의 이병익(李炳益)펀드매니저는 “그동안 환매자금을 비축하기 위해 매도에 치중하던 투신사들이 ‘대량환매로 인한 11월대란설’을 기우(杞憂)로 판단해 순매수로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순매수 공세를 펼치는 ‘쌍끌이 장세’가 좀더 이어진다면 900선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향후 장세는 수급상황이 관건〓증권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바닥을 확인했다’는 의견을 내놨지만 향후 장세전망에 대해선 다소 신중한 모습.

가장 신경이 쓰이는 대목은 단기적으로, 즉 11∼12월중 상장사의 유상증자 물량이 7조원에 달한다는 점. 여기에다 연말까지 부채비율 200%를 맞추기 위한 주식매도 물량이 적잖게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張寅煥)사장은 “쌍끌이 장세, 하루 3억5000만주 이상의 대량거래, 간접투자자금 유입규모 증가 등 3박자가 맞춰지면 950선 돌파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 이펀드매니저는 “900포인트 돌파는 수급이 관건”이라며 “간접투자 신규자금의 경우 적어도 2∼3개월이 지난 후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 당장은 850∼900선에서 등락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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