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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9월 9일 1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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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동아일보 취재진이 만난 대우그룹 협력업체 임직원들은 자금난과 부품난으로 수심이 가득했다. 정부가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이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었다.
▽인천 남동공단〓“하루 하루 버티는 것도 이젠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추석은 다가오는데 직원들 월급이나 제대로 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철강재를 가공해 대우자동차에 납품하는 A사의 Q이사는 깊은 한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거래은행에서 부도가 나지 않을 정도로만 어음을 할인해줘 겨우 연명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숨지었다. 이전에는 매월 25억원을 대우자동차 신용으로 할인받아 운영자금으로 활용해 왔으나 대우사태 이후 자금줄이 말라버렸다는 것.
다른 은행에서 빌린 돈의 연체이자는 계속 쌓여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신용보증기금의 특례대출을 받으려해도 퇴짜를 맞기 일쑤.
▽경북 구미공단〓대우전자 구미사업장은 이미 부품이 바닥나고 있다. VCR공장 관계자는 “수입 신용장 개설이 이뤄지지 않아 부품부족으로 11일 이후 라인 가동을 중단해야 할 지경”이라고 실태를 털어놨다.
모니터공장도 브라운관의 40∼45%를 공급해오던 삼성전관측이 납품량을 줄인 탓에 생산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공장가동률이 떨어지자 협력업체 중에는 라인가동을 아예 중단한 곳도 생겨나고 있다. 대우전자의 긴급 자금지원으로 간신히 부도위기를 넘긴 업체도 적지 않다.
대우전자 관계자는 “현재 추진중인 대규모 물량 수주건은 물론 기존 바이어들까지 대만 말레이시아 등에 빼앗길 위기”라고 우려했다.
〈인천〓김홍중·구미〓성동기기자〉kima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