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예상외로 평온…수익증권 환매사태 없어

  • 입력 1999년 8월 16일 19시 47분


투신사 수익증권 환매가 실질적으로 허용된 16일 우려했던 대규모 환매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오전 한때 900선 아래로 내려갔던 종합주가지수는 곧 반등으로 돌아서며 13일보다 10.19포인트 떨어진 907.28로 마감됐고 금리도 소폭 오르는데 그쳤다.

▽환매규모〓금융감독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증권 투신사 창구를 통해 환매요청된 수익증권은 6조원 수준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기관은 5조원, 개인들은 1조원 정도 환매요구했다.

이같은 규모는 13, 14일 이틀간의 5조8600억원(금융기관 3조93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급액은 이날 오후3시 현재 금융기관 6200억원, 개인 및 일반법인 7000억원 등 1조3600억원으로 평소보다 훨씬 적었으며 투신사와 증권사들은 은행권의 유동성지원에도 불구하고 전액 자체자금으로 고객들에게 돈을 내줬다.

▽금융기관 환매자제 결의〓은행 보험 종금 등 전 금융권 대표들은 긴급모임을 갖고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수익증권의 환매를 자제하기로 결의했다.

한빛 조흥 외환 등 17개 은행장들은 오전8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조찬간담회를 갖고 환매자제 및 증권 투신사에 대한 자금지원에 적극 협력키로 뜻을 모았다. 생명보험사 사장단과 종금사들도 수익증권 환매를 자제하기로 했다.

투신사와 증권사 사장들도 합동 조찬모임을 갖고 환매가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금리상승을 초래할 채권매도를 자제하기로 했다. 이들은 또 은행권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환매자금이 부족할 경우에 대비해 증권금융에 예치된 고객예탁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협회차원에서 건의하기로 했다.

▽투신권 유동성지원〓한국은행은 이날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은행권에 3조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이 돈은 증권 투신사에 환매자금으로 공급된다.

한은은 승수(乘數)효과를 감안할 때 이날 자금지원으로 40조원 가량이 시장에 공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들이 투신권에 자금을 지원하면 투신 및 증권사는 이 돈으로 고객들에게 수익증권을 환매해주고 환매금액은 다시 은행권으로 돌아오게 된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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