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동씨 발언]경제각료들 "현실 도외시한 발언"

  • 입력 1999년 8월 16일 19시 35분


김태동(金泰東)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장이 16일 ‘경제관료 망국론’을 편데 대해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 등 경제부처에선 “현실인식이 결핍된 이상주의자의 발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재경부▼

한 관계자는 “실제로 업무를 추진하는 것과 말로 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며 “김위원장이 청와대 수석으로 있을 때 실무능력을 제대로 보여줬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위원장은 발언과는 달리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 정책수단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

또 다른 관계자는 “신속한 처리를 원하는 사람은 지금의 개혁속도에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며 김위원장의 발언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제관료 물갈이론’에 대해선 냉소적 반응이 많았다. 모과장은 “김위원장 말대로라면 현재의 고위 경제관료 대부분을 바꿔야 하지만 대안이 누구인지 궁금하다”며 “정책추진의 메커니즘을 이해한다면 물갈이론을 쉽게 얘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위▼

1년 넘게 경제분야 개혁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금감위는 김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그럼 어쩌란 말이냐”며 불쾌해하는 분위기.

한 관계자는 “20년 가까이 한 분야를 하면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경제관료를 치우고 민간부문에서 교수출신을 데려다 놓는다고 제대로 하겠느냐”며 “경제관료가 실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물갈이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이없다”고 말했다. 그는 “김위원장은 경제수석 시절부터 업무가 제대로 추진되지 않을 때마다 이를 경제관료의 탓으로 돌렸다”며 “이번 주장은 틀린 것은 아니더라도 너무 주관적”이라고 촌평.

〈임규진·박현진기자〉mhjh2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