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한때 37P 폭락…당분간 조정 계속될듯

  • 입력 1999년 6월 14일 19시 20분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종합주가지수가 820선대로 밀렸다.

반면 코스닥주가는 사흘 연속 상승행진을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14일 주가는 개장과 함께 하락세로 출발, 시간이 흐를수록 하락폭이 커져 오후 한때 종합주가지수가 37포인트까지 폭락, 811선대로 주저앉기도 했으나 결국 26.70포인트 하락한 821.91로 장을 마감했다.

주식값이 떨어진 종목은 하한가 1개 등 528개에 달했으며 상승한 종목은 상한가 23개 등 299개. 거래도 많이 줄어 2억723만주, 2조7433억원어치가 거래됐다.

외국인과 기관들은 각각 871억원, 1392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들은 이들이 떨어내는 물량을 사들이면서 무려 227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주가 왜 떨어졌나〓대신증권 나민호(羅民昊)투자정보팀장은 “기관투자가들이 주가 단기급등을 부담스러워하던 차에 선물이 저평가되자 선물은 사고 현물주식을 내다파는 매도차익 거래(약 611억원)를 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매도차익 거래 규모는 이달들어 가장 컸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금리 인상설로 급락한데다 이날 일본 외환시장에서 엔화환율이 일본은행의 엔화매도(달러화 매입)로 달러당 120엔대로 상승(엔화가치 약세)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이었다.

서해상의 남북 함정간 긴박한 대치상황도 시장에 민감하게 영향을 미쳤다. SK텔레콤이 ‘유상증자’ 악재로 하한가까지 급락한데다 삼성전자도 삼성자동차 빅딜과 관련한 분담금 문제로 큰 폭 하락해 지수를 더 떨어뜨렸다.

▽향후 전망〓현대투신운용 장인환(張寅煥)펀드매니저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RB)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현지에선 주식을 팔고 채권을 편입하는 자금이동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외국인들의 이머징마켓(신흥시장) 투자비중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전문가들은 “대내외적으로 각종 악재들이 시장을 압박하고 있어 당분간 조정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음주 4조원에 달하는 유상증자 부담이 가세하면 종합지수는 750선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시장〓증권거래소 시장에서 기관투자가에 ‘밀린’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에 힙입어 코스닥지수가 11일의 155.62보다 8.37포인트가 오른 163.99로 마감됐다.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각각 1824만주와 3232만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식값이 오른 종목은 상한가 209개를 포함해 270개였고 내린 종목은 하한가 2개 등 23개.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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