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 어디로 가나?』 금융시장 긴장

  • 입력 1998년 12월 11일 19시 04분


금리 급락 이후 투자처를 찾지못해 방황하던 시중자금이 행선지를 주식시장으로 틀어잡았다. 또다른 탈출구인 부동산도 덩달아 시세가 꿈틀거리고 있다.

▼주식으로 돈이 얼마나 몰릴까〓주가가 최근 한달 보름여만에 1백50포인트 이상 폭등하고 매수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이달들어 9일까지 1조원이 불어나면서 ‘증시에 들어올 돈은 거의 다 유입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들도 “지금 상황에서 추격매수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손해를 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주가가 떨어지기만 하면 주식을 매입하겠다는 대기매수세가 워낙 강해 주가 조정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신종적립신탁의 향배〓은행의 신종적립신탁 고객들이 만기후 다음 투자처를 어디로 정할 것인지가 증시 및 부동산 시장의 활황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1년짜리 상품인 신종적립신탁 잔액은 11월말 현재 총 43조9천9백억원으로 이달 15일부터 연말까지 보름동안 17조여원, 내년 1월 한달동안 18조여원이 만기가 된다. 총 35조원중 10%인 3조5천억원만 증시나 부동산 쪽으로 움직여도 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다음은 부동산인가〓현대건설이 10일 경기 평촌에서 아파트 조합원을 모집하는 현장에는 2천여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6월 서울 동시분양 아파트 분양률이 1%에 불과했던 것과는 큰 차이다. 경기 분당 등 신도시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최용기이사는 “최근의 분양률 호조는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 지방에선 극심한 미분양이 계속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 활황여부는 좀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탈출할까〓원화강세에 따라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한국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달러당 1천3백원대에서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투자자들은 주가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빼놓더라도 원화강세로 인한 수익률만 15%대에 육박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최근의 주가급등은 투자매력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라며 외국인 탈출 가능성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이강운·황재성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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