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부채탕감→後외자유치,「한라방식」 새모델 부상

입력 1998-11-15 19:58수정 2009-09-2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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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중공업 만도기계 한라시멘트 한라건설 등 작년 12월 부도처리된 한라그룹 4개 주력계열사의 구조조정 작업이 16일 열리는 한라중공업 채권단회의를 끝으로 마침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미국의 투자중개회사인 로스차일드사가 제시한 ‘선(先)부채탕감―나머지 부채 일시상환 후 해외매각’방식으로 진행된 한라그룹 구조조정은 부도 후 11개월만에 일단락되는 셈이다.

금융계는 “한라중공업 채권단의 동의로 로스차일드식 구조조정방안이 확정되면 상호지급보증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재벌그룹 부실계열사 정상화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단회의〓한라그룹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16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한라중공업 채권단회의에서 ‘담보채권 48%, 무담보채권 22%’의 상환비율을 제시, 채권단의 동의를 얻을 예정이다.

외환은행 고위관계자는 15일 “한라그룹 4개사의 구조조정은 일괄처리가 전제조건인데다 상환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아 만도기계 등 3사의 부채탕감방안에 이미 동의한 채권단이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채권단의 동의를 확신했다.

현재 법정관리 상태인 한라중공업은 신규 선박수주가 안돼 자체 회생이 어려운 형편이며 그대로 놔두면 총 4조3천억원의 상호지보 관계에 있는 만도기계 등 3개사의 동반 부실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화의절차가 진행중인 만도기계 등 한라 3사 채권단은 총부채 3조6천4백18억원 중 2조3백51억원을 탕감하고 나머지 1조6천67억원을 연내에 받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라중공업 채권단이 동의할 경우 한라 4사의 총 부채탕감액은 3조3천19억원, 총 상환금액은 2조4천1백71억원으로 상환율은 42.3%가 된다.

▼로스차일드식 구조조정방안〓로스차일드가 제시한 구조조정안은 △채권단이 부채를 탕감해주면 △로스차일드가 브리지론(돈은 당장 필요한데 도입시기가 나중이어서 미리 꾸는 방식)으로 외자를 유치해 △남은 부채를 일시에 갚고 △부채가 없어진 기업을 해외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로스차일드는 한라 계열사가 상호지보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만도기계 등 그나마 괜찮은 회사를 따로 떼내 매각할 수도, 독자적으로 정상화시킬 수도 없다는 점을 감안해 이런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정몽원(鄭夢元)한라 회장이 경영권을 과감히 포기하면서 부실기업 처리가 빨라질 수 있었다는 게 외환은행측 설명이다.

▼한라의 향후 구조조정방향〓로스차일드가 평가한 만도기계 등 한라 4사 핵심사업부문의 수익 및 자산가치는 총 1조7천2백36억원.

나머지 비핵심사업 부문은 8천4백31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로스차일드는 이 매각대금과 브리지론으로 도입하는 10억8천3백만달러로 채권단 빚을 연내에 일시 상환할 예정이다.

상호지보가 없는 나머지 13개 계열사는 매각과 통폐합 등 자체 정리가 현재 진행중이다.

한라 4사는 빚 탕감 및 변제로 재무구조가 건실해지기 때문에 해외 분리매각에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외환은행측은 내다봤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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