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自 「워크아웃」신청 추진…독립경영 의지 표명

  • 입력 1998년 11월 12일 07시 03분


삼성그룹이 삼성자동차의 회생을 위해 삼성자동차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신청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삼성의 이같은 움직임은 현대가 기아 인수업체로 선정된 이후 국내 자동차산업이 현대―대우 2사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삼성자동차의 독립경영을 통해 자동차사업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돼 주목된다.

삼성의 고위관계자는 11일 “내부적으로 자동차를 포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선정될 경우 은행부채에 대한 출자전환이 가능해지므로 이를 통해 자동차사업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측은 기아인수 좌절후 이미 수차례에 걸쳐 정부측에 워크아웃 신청 의사를 타진했으며 정부측의 반응을 토대로 조만간 삼성자동차를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채권금융기관에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워크아웃 기업 선정기준은 회생가능성은 높지만 부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이라며 “현 상태로서는 삼성자동차의 사업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채권단에서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채권금융기관이 은행부채 1조원을 출자전환하기는 쉽지 않지만 삼성이 대규모 외자유치 계획을 경영개선계획에 담는다면 회생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자원부 고위관계자도 “삼성자동차가 외자유치를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성측이 대규모 외자유치에 성공해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면 정부로서도 삼성차의 워크아웃 신청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자동차의 총부채규모는 1,2금융권을 포함해 4조원에 달하며 대부분의 부채가 보증이나 담보가 없어 청산될 경우 금융권이 동반부실해지는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에 정부측도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현재 일본 및 유럽계 기업과 외자유치협상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기아인수 컨소시엄에 참가한 일본의 종합무역상사인 닛쇼이와이사와의 협상이 순조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자본금 8천억원인 삼성자동차가 워크아웃으로 1조원의 은행권부채를 출자전환한다면 부채비율이 200%선 밑으로 떨어져 자력경영이 가능하다고 삼성측은 자신하고 있다.

〈김상영기자〉young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