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경영실적]매출원가-금융비용 급증「반년 헛장사」

  • 입력 1998년 8월 16일 19시 32분


상장사들이 올 상반기 사상 최대 규모인 13조6천7백6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한해동안 기록한 적자 4조5천5백43억원의 3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상장사의 경영 실적이 이렇게 악화된 것은 환율 상승에 따라 매출원가가 급증했고 고금리로 대출금에 대한 금융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가 상장사 전체적자 중 44.7%인 6조1천1백80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회사는 국제공개입찰을 앞두고 실사를 통해 그동안 장부에 숨겨놓은 적자를 한꺼번에 노출시켰다.

상장사의 총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3.5% 증가했으나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따른 고금리 환율 상승 등으로 영업외비용이 급증해 적자가 늘어났다.

은행을 제외한 상장사들은 매출액 2백23조6천27억원에 7조5백1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1천원어치를 팔 때마다 31원을 손해봤다(은행포함시 53원 37전).

은행은 작년 상반기 1천7백41억원 흑자에서 6조6천2백5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제일 서울은행은 각각 1조3천6백35억원, 1조3천7백65억원 적자였다.

10대그룹 중에서는 현대 대우 LG 쌍용 한화 동아그룹이 적자로 전환됐다. LG 금호 동아그룹은 부채비율이 작년 동기보다 100% 이상 증가했고 현대 삼성 SK 쌍용 한화그룹은 7.6∼82.2% 늘었다.

대우그룹은 부채비율이 20.3%, 한진그룹은 3.9% 줄어들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10대 그룹의 부채비율이 작년 동기보다 44.2% 늘어난 407.5%에 달해 금융비용 부담률도 작년 상반기 4.3%에서 6.4%로 증가했다고 풀이했다. 매출액에서는 종합상사인 대우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가 1∼3위를 휩쓸었다. 이들 기업은 환율 상승에 따른 해외 경쟁력 강화로 매출이 늘어났다.

매출액 증가율에서는 한솔 한미은행 신한은행이 차례로 1∼3위에 올랐다. 순익에서는 포항제철 대상 한전 삼성전자 주택은행이 1∼5위를 차지했다. 순익이 많은 상장사는 대부분 경상이익이 늘어난 것보다 자산처분 등 영업외 이익이 많았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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