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구조조정 67조원 필요… KDI 보고서

  • 입력 1998년 4월 22일 19시 45분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부터 2002년까지 5년 동안 금융기관 구조조정 비용으로 모두 67조원 규모가 필요하며 이 재원은 세출 감축과 공기업 민영화 등으로 조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KDI는 22일 발표한 ‘경제 구조조정과 위기극복을 위한 종합대책’ 보고서에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정부 재정을 통한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꼽았다.

은행이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대출을 회수하는 악순환을 차단하려면 금융부문 부실을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고 KDI는 강조했다.

다음은 요지.

▼구조조정비용〓앞으로 5년 동안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완료하는데 △부실채권 정리 29조9천억원 △은행증자 17조4천억원 △정리되는 금융기관의 예금 등에 대한 대지급금 19조7천억원 등 67조8천억원(이자 포함)이 필요하다.

이 비용을 10년간에 걸쳐 분담하려면 매년 약 6조5천억원의 추가 재정부담이 발생한다. 여기에 실업대책 자금 5조∼6조원을 합하면 매년 12조∼13조원이 필요하다.

▼재원 조달〓재원 조달을 위해 방위비 농어촌 중소기업 에너지 과학기술진흥 분야의 세출을 중심으로 연간 6조원 이상을 삭감해야 한다.

농어촌경제활성화 방위산업지원 환경보호 중소기업 등에 대한 조세감면을 대폭 축소하고 부가가치세 간이과세 및 과세특례제도를 줄이며 음성탈루소득에 대한 징세를 강화, 4조∼5조원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 국내 및 해외투자가를 대상으로 주요 공기업을 단계적으로 매각, 매년 2조원 이상을 조달할 수 있다.

▼금융기관 구조조정 순서〓금융산업 구조조정은 은행부터 우선 단행한 뒤 비은행 금융기관을 본격 정리하는 순서를 밟아야 한다.

은행의 경영합리화 계획을 심사할 때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4% 이하인 부실은행에 대해 합병을 명령한다. 합병에 실패한 부실은행은 가교은행을 통해 정리한다.

제일 서울은행은 신속하게 매각하되 부실자산 규모가 대손충당금보다 크면 초과분 80∼90%를 정부가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국민 주택 외환 기업은행 등 정부가 대주주인 은행간 합병으로 3,4개의 선도은행을 육성한다.

구조조정과 함께 은행 증자를 지원, 자본금을 40조원 이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백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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