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경제단체장 회동/무슨 얘기 나눴나?]

  • 입력 1998년 4월 20일 19시 33분


▼김대중대통령〓최근 모TV의 토론광장을 보고 국민의 재계에 대한 불만이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 나와 합의한 5개항의 이행을 위해 기업들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국민은 속도가 느리고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고 생각한다. 노동자들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파업 움직임까지 있다. 국민의 원한이 쌓여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표출되는 심각한 사태가 오기 전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 대기업은 남들이 욕심내는 좋은 업체를 내놓아야 팔릴 수 있고 투자유치도 할 수 있다. 5개항을 한꺼번에 이행하기가 어렵다면 한두개라도 가시화돼야 국민의 오해를 면할 수 있다. 5월10일 ‘국민과의 TV대화’에서 국민에게 이를 보고할 수 있도록 해달라. 정부는 기업가들에게만 아니라 노동자들에게도 똑같은 협력을 요구할 것이다. 중소기업에 6개월만기 어음을 주는 경우도 있는데 60일 만기를 꼭 지켜야 한다. 일선은행에 문제가 있다면 정부와 중소기협중앙회가 합동대책반을 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투자유치를 통해 많은 외화를 보유,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등 어떤 나라에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우리 경제를 지킬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김상하대한상의회장〓한일경제인회의 때 하시모토 류타로일본총리가 내달 파견될 대한(對韓)투자조사단 단장에게 가시적인 결과를 당부했다. 경제단체들이 합심해 조사단을 맞겠다.

▼김우중차기전경련회장〓재계의 개혁성과가 하반기에는 가시화될 것이다. 정부와 국민이 기대하는 만큼 나오게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실업자가 많아지면 사회불안이 생기는데 사회안정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 강화의 길이다. 공장가동률을 높이는 것은 수출밖에 없다. 중소기업 수출은 적극 도와줘야 한다.

▼박태영산업자원부장관〓전경련은 현재 3조원인 수출지원금을 6조∼7조원으로 늘리면 4백50억∼5백억달러의 수출 증가가 가능하다는 통계를 제시하고 있다.

▼이규성재정경제부장관〓수출부문에만 지원을 집중할 경우 다른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정부는 신용장개설과 수출용원자재난 해결에 노력할 것이다.

▼김창성경총회장〓기업들도 정리해고를 최후의 순간에 하려고 하는 등 어떻게든 해고를 회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소한의 정리해고에 대해 노조가 이해하도록 설득하는데 정부가 노력해달라.

▼김대통령〓정부도 책임지고 인내심을 갖고 공정하게 잘 처리해나갈 것이다.

▼최종현전경련회장〓기업 구조조정의 가시적 성과가 없다는 대통령의 말씀에 동의한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드러내놓고 할 수는 없다. 지금 가시화되지 않았어도 곧 나타나게 될 것이다. 솔직히 기업형편이 무척 어려워 죽느냐 사느냐 하는 딱한 입장이다.

▼원철희농협회장〓유통구조개선에 적극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지방자치단체도 농협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박상희중소기협회장〓기업들은 외자유치에 적극 나서야 하겠지만 정부에서도 원스톱 서비스가 되도록 해줘야 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금융개혁이 안되면 어렵다.

▼구평회무역협회장〓외환보유고가 조금 줄어드는 한이 있어도 외환 30억∼50억달러를 무역금융에 지원할 것을 건의한다.

▼김대통령〓오늘 얘기 결과를 △5대 개혁의 충실한 이행 △고용안정에 최대 노력 △외국인 투자 적극 유치 △수출신장을 위해 업계와 정부간 최대한 협력 △중소기업 전력 지원 △물가안정 노력 등 6개 합의사항으로 정리하고자 하는데 이의 없습니까(참석자들 박수로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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