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英칼슨투신 비욘칼슨사장/『금융불안 해소 시급』

  • 입력 1998년 3월 25일 19시 59분


“한국 경제의 미래는 대체로 밝은 편이지만 금융산업의 불안정이 여전히 투자의 장애요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심하게 얘기하면 아직 첫발도 내딛지 못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한국 금융시장의 투자전망을 조사하기 위해 방한한 영국의 칼슨투신사(자산운용규모 40억달러)의 비욘 칼슨사장은 “아시아 국가 중 경제가 가장 안정된 나라는 대만이지만 성장전망은 수출산업이 잘 구축된 한국이 오히려 좋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통화위기를 겪은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이 가장 바른 길을 찾아나가고 있으며 대통령선거에서 나타난 정치적인 변화도 매우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칼슨투신사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 중 한국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작년 10월부터 최근까지 한국에 대한 투자규모를 꾸준히 확대해왔다.

칼슨사장은 “삼성전자와 포항제철 등 수출업체들을 방문한 결과 실물경제의 구조조정은 상당히 진척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금융시스템이 여전히 불안정한 채로 남아 있어 추가로 투자를 해야 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한국의 시중은행처럼 부실채권이 많으면 은행이 은행 구실을 할 수 없다”면서 “정부의 재정으로 부실채권을 떠안는 것도 바람직한 해결책의 하나”라고 말했다.

칼슨사장은 “지금은 한국이 심각한 금융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이처럼 시장원리에서 다소 벗어난 수단을 동원한다 해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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